'n번방' 물려받은 켈리, 검찰은 왜 항소 안했나

조선비즈
  • 정준영 기자
    입력 2020.03.25 18:04

    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성 착취 영상 공유방의 시초 'n번방'을 갓갓에게 물려받은 인물로 지목된 텔레그램 닉네임 '켈리'에 대한 2심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검찰이 뒤늦게 변론재개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춘천지검은 켈리 신모(32)씨 사건에 대해 "변론재개를 신청하는 등 향후 항소심 공판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음란물 제작 관여 여부, 소위 'n번방' 사건과의 관련성 및 공범 유무 등을 보완 수사해 죄질에 부합하는 형사책임을 묻겠다"고 25일 밝혔다.

    신씨는 2018년 1월~2019년 8월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음란물 9만1894개를 소지하고, 이 중 2590개를 판매한 혐의로 작년 9월 구속 기소됐다.

    춘천지법은 작년 11월 1심에서 신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음란물 판매로 얻은 범죄수익 2397만원은 추징했다. 오는 27일 오전 2심 선고를 앞둔 상태다.

    검찰이 변론재개 계획을 밝혔지만, 2심 선고 형량은 1심 형량을 넘어설 수 없다. 신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1심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항소하지 않아서다.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의 경우 형사소송법상 불이익변경 금지 조항에 따라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

    이에 검찰 대응이 안이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춘천지검은 "신씨를 기소할 당시 및 이후에는 n번방과의 관련성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전혀 없었고, 음란물 제작에 관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범행 전부를 자백하고, 점조직 형태의 음란물 유포자 등을 추적·검거하는 단서를 제공한 점 등을 고려해 항소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경찰이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한 조주빈(24)씨 사건을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유현정)에 배당하고, 4개 부서 21명을 투입해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를 가동했다.

    조씨는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 포함 최소 70여명의 피해자들에 대한 성적 학대 장면을 촬영한 뒤 돈을 낸 회원들에게 영상을 제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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