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펀드에 돈 내는 은행들 "건전성 규제부터 완화해줘야…"

조선비즈
  • 연지연 기자
    입력 2020.03.26 06:00

    금융당국이 주식 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지주사 돈으로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은 건전성 규제를 어느 정도 완화해줄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증안펀드에 출자한 금융회사의 건전성 규제를 완화해주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발표하지 않았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완화가 어느 정도로 진행될 지에 따라 증안펀드 출자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BIS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산출한 것으로 이 수치가 클수록 건전한 은행으로 평가받는다.

    현행 규제에 따르면 증안펀드에 1조원을 투자하면 위험가중치 300%를 적용받아 위험가중자산이 3조원 늘어난 것으로 간주된다. 이 경우 분자인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 BIS 비율은 하락한다. 금융당국은 BIS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어 은행은 그만큼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BIS 비율 하락은 신용 하락,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BIS 비율 변동과 관련해서 금융당국이 건전성 규제를 완화해주겠다고 했지만 그 폭이 정해져야 투입자산 등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구 등 일부 지역의 연체율 관리에 나서야 하고 이에 따른 대손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전성 규제를 풀어준다고 해도 나중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증안펀드와 함께 내놓은 채권안정펀드(채안펀드)는 상대적으로 논의할 내용이 많지 않다. 채권안정펀드의 위험가중치는 100%인 데다, 2017년에 약정된 것이 있어 이 비율만큼 자금이 출자될 전망이다. 채권안정펀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처음으로 조성되면서 2012년에 전액 회수됐다. 당시 은행들이 거둔 수익률은 4% 정도였다.

    이후 채안펀드는 2017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위기 때 재약정됐다. 당시 국민은행은 7200억원, 신한은행 6700억원, 우리은행 7100억원, 하나은행 6800억원, NH농협은행은 5900억원을 출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안펀드는 수익률도 나쁘지 않았던 데다, 약정이 이미 있어 큰 문제 없이 진행될 것 같다"면서 "증안펀드만 논의 과정이 좀 복잡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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