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여성들의 성(性)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윤장현(71·사진) 전 광주시장 등을 상대로도 사기 행각을 벌였다.

윤 전 시장은 권양숙 여사 사칭범에 속아 공천 대가성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고, 조주빈은 그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연락을 시도해, 이후 전화로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돕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윤 전 시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텔레그램으로 접근한 ‘최 실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서울 모 기관에 근무한다는 자신을 소개한 최 실장이 윤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노무현 전 대통령 친자 관련 자료가 있습니까"라고 묻고, "이 사건으로 억울하게 당하고 계시는데 도와드리고 싶다"고 접근했다.

윤 전 시장이 "자료가 없다"고 하자, 최 실장은 "JTBC에 출연해 억울함을 해명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최 실장은 당시 뉴스룸 앵커였던 손석희 사장과 잘 안다면서 윤 전 시장을 서울로 불러 함께 JTBC 방송국을 찾아갔다. 윤 전 시장은 최 실장이 스튜디오에서 손 사장과 만나 얘기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전 시장이 손 사장을 직접 만났는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윤 전 시장은 방송 출연 일정을 잡지 못하고 광주로 내려왔다. 이후 최 실장은 윤 전 시장에게 "광주로 사람을 보낼테니 상의하라"고 전화했고, 실제로 젊은 사람이 내려와 윤 전 시장을 만났다. 당시 윤 전 시장은 이 사람을 통해 활동비 명목으로 일정 금액의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은 최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전화를 받고 자신의 사기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의 측근은 "윤 전 시장은 n번방에 가입한 적이 없다. 전혀 관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전 시장은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김모(여·50)씨에게 속아 공천을 기대하고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4억5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