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가 전광판을 올려다보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가 대규모 경기부양안 합의가 임박했다는 기대로 폭등세를 기록했다.

24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12.98포인트(11.37%) 폭등한 2만704.91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8000선을 위협받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다우지수가 11% 이상 치솟은 것은 지난 1933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87년만에 일일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2만선을 회복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09.93포인트(9.38%) 상승한 2447.33에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11년여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557.18포인트(8.12%) 오른 7417.86에 마쳤다.

시장은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과 이에 대응한 각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대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2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에 합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지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 등 주요 관계자들이 합의가 임박했다는 발언을 내놨다.

미 정부와 의회가 논의 중인 부양책 규모는1조6000억 달러에서 2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3일(현지 시각) '무제한(unlimited) 양적 완화'라는 특단의 카드를 내놨다. 코로나로 미국 경제가 완전히 멈춰선 가운데 연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쓰지 않았던 대규모 돈 풀기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은 이날 콘퍼런스콜(전화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 지원을 위해 '필요한 무엇이든 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4월 12일인 부활절 전까지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완화해 경제 운영을 정상화하길 바란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미국 곳곳에서 진행 중인 봉쇄 조치가 예상보다 빨리 풀릴 수 있다는 기대도 주가 상승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섣부른 봉쇄 해제가 우한 코로나 확산 등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편 국제유가도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8%(0.65달러) 상승한 24.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금값도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6.0%(93.20달러) 오른 1660.80달러에 마감했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11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