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만 최대 ICT(정보통신기술) 전시회인 ‘컴퓨텍스(Computex) 2020’이 연기됐다.
24일 컴퓨텍스를 주관하는 타이트라(TAITRA·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는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올해 컴퓨텍스를 9월 28~30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컴퓨텍스가 연기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컴퓨텍스 연기의 원인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였다. 17년만에 또다시 감염병으로 행사가 연기된 셈이다.
컴퓨텍스는 아시아 최대 ICT 전시회이자 대만에서 가장 큰 전시회다. 올해 컴퓨텍스는 오는 6월 2일부터 개최될 예정이었다. 당초 타이트라는 "대만 정부는 사스의 경험을 살려 코로나19를 억제하고 있다"며 컴퓨텍스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대만은 3월초만해도 코로나19 감염자가 40명대에 불과했다. 2월 7일부터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에서의 입국을 통제한 덕이다. 하지만 3월 중순들어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귀국하는 자국민을 통해 코로나19가 역유입됐다. 이날 기준 대만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15명에 달한다. 보름만에 감염자가 5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예정된 글로벌 주요 ICT 행사는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을 제외하곤 대부분 취소·연기됐다. 앞서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통신전시회 MWC 2020이 취소됐고, 6월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세계 최대 게임쇼 E3 2020도 행사 취소를 알렸다. 3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 최대 콘텐츠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도 취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