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없다가 4일만에 뿌예진 폐… "한번도 본적 없는 폐렴"

조선비즈
  • 황민규 기자
    입력 2020.03.17 14:20 | 수정 2020.03.17 16:58

    "CT상 이상소견 없다가 7일만에 인공심폐 장치"
    전체 사망자의 0.1%는 기저질환 없이 건강한 사람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을 넘어 북미,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우한 코로나의 임상경과에 대한 보고서와 논문을 하나둘씩 내놓고 있다. 특히 우한 코로나가 기존 폐렴과는 매우 다른 병리학적 특성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 감염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폐 전체에 퍼지는 사례도 드물지 않게 나타났다.

    17일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우한 코로나는 평균적으로 바이러스 감염 이후 4일에서 7일 사이에 호흡기를 통해 양측 폐로 침투해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CT상에서는 주로 폐의 우하엽에 새하얀 음영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우한시 화난수산물시장에서 우한 코로나에 감염된 44세 환자의 흉부 CT 영상 이미지. 폐에 간유리음영(GGO)이라 부르는 하얀 반점들이 발견됐다. /RSNA 캡처
    도경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현재까지 코로나19 임상경과 전체 환자의 20~30%가 중환자실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무증상 환자들의 경우 경증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들 중에는 이미 폐 침윤(침범)이 상당히 진행된 케이스도 발견된다는 분석이다.

    도 교수는 "통상 코로나19 감염자는 통상 4일에서 7일동안 빠르게 폐에 바이러스가 침투되며 특히 우하엽쪽 CT상에서 뿌옇게 음영으로 나타난다"며 "폐 침윤은 처음에 증상이 없을땐 안보이다가 5일에서 8일 정도가 지나면 53%의 환자가 폐 음영이 매우 진해지며 13일 뒤에는 호전되거나 반대로 중증으로 발전한다. 특히 폐섬유화의 경우 고령자나 남자 등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CT 촬영에서 이상소견이 없다가 이후에 급격한 속도로 폐 침범이 일어나 중증에 이른 사례도 있다. 도 교수는 "73세 여성 환자의 경우 처음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CT 촬영 결과 폐 침윤이 관찰되지 않아 정상 소견으로 분류됐었지만 불과 3일이 지난 후부터 폐 침윤이 시작돼 7일이 지난 시점에서는 폐 전체로 퍼졌다"며 "이후로 상태가 악화돼 현재는 인공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는 우한 코로나가 기존의 폐렴과는 전혀 다른 경과를 나타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교수는 "이 분야에서 30여년 넘게 환자를 보는데 이 폐렴은 그간 본 폐렴과 매우 다른,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그 중 하나가 환자는 폐렴이 있는데도 별로 심하게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우한 코로나 발병 초기에는 감기 바이러스나 독감 바이러스, 폐렴 바이러스와 종종 비교됐다. 세 병은 모두 초기 증상이 비슷해 흔히 혼동하기 쉽지만 폐렴의 경우 누런 가래를 동반하며 감기, 독감보다 증상이 더 오래 간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우한 코로나의 경우 더 빠르게 폐 침범이 일어나고 폐뿐 아니라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파괴적 특성이 강하다.

    한편 우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의 대부분은 고령이며 기저질환이 있지만, 드물게 건강한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선도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0대 이상이 89.3%이며 대부분이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해외에서는 기저질환이 없는 30~40대가 사망한 사례도 있다. 중국의 안과의사인 이원량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오 교수는 "이 병은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한 병이다. 고령이나 기저질환에서의 사망확률이 높다는 건 파악하고 있다. 그렇지만 30대에 젊고 특별히 기저질환 없는 환자도 사망한다"며 "건강한 사람이 사망하는 비율은 전체 확진자의 0.1%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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