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만큼은 아니지만 광범위한 기업들이 일시적인 자금난에 빠질 수 있고, 이미 제로금리인 유로존은 정책 대응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2일(현지 시각)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등 리먼 사태와 유사한 점은 있지만, 주식시장 충격의 심각성과 본질은 다르다"고 분석했다. 현재 주가가 전(前) 고점 대비 20% 정도 급락했지만 59% 폭락했던 리먼 사태 때보다는 낙폭이 덜하고, 은행 시스템이 중단되거나 달러 폭등 같은 패닉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금융 시스템 내에서 문제가 터졌던 리먼 사태와 달리 이번 코로나 사태는 본질적으로 보건 비상사태이기 때문에 당장 몇 주간의 불확실성은 크지만, 6개월 안에 그 위협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은 확실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다만 리먼 사태 때와는 다른 두 가지 위험이 대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사무실과 공장을 폐쇄하면서 전 세계의 광범위한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비금융 기업 3000여곳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심사)'를 실시한 결과 10~15%의 기업이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위기였던) 리먼 사태 때는 당국이 금융 시스템에 현금을 공급했다면 이번에는 기업에 현금을 흐르게 하는 것이 과제"라며 "정부는 세제 혜택과 각종 보조금을 활용해 위기에 처한 기업에 현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세가 멈춘 유로존을 다음 위험으로 꼽았다. 유럽 중앙은행은 이미 기준금리가 0%여서 사실상 금리 인하 여력이 없다. 이코노미스트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으로 보면 이탈리아는 이미 불안감이 나타나고 있다"며 "유로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추가적인 공조에 실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