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에 '전례 없는 대책'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날 나온 대책은 '공매도 금지'가 유일했다. 오는 16일부터 6개월간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이다. 공매도(空賣渡)란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싸게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급락하는 국면에서는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문제가 늘 제기돼 왔다.

그러나 공매도 전면 금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8개월간,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때 3개월간 금지한 선례가 있다. 2008년엔 이런 조치에도 초반 주가 폭락을 막지는 못했다. 공매도 금지가 시작된 2008년 10월 1일부터 같은 달 24일까지 코스피는 34.8%, 코스닥은 37.3% 폭락했다.

금융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남은 카드는 금리 인하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낮추는 긴급 처방을 내놨다. 한국은행도 조만간 임시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그 시점을 내주 18일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17~18일(현지 시각) 금리 결정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전격적으로 금리를 내렸다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연준은 이번 FOMC에서는 금리를 1.0%포인트 정도 큰 폭으로 더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렇게 되면 미국 기준금리는 '제로' 수준까지 떨어진다.

미국의 금리 인하 폭을 보면서 한국은행도 이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시장에 경기 부양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를 내려면 인하 폭은 0.5%포인트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1.25%에서 0.75%로 떨어지며, 처음으로 0%대에 진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