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로 인한 주식 투매가 지구를 돌며 폭락 장세의 악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유럽 증시에 이어 13일 한국 등 아시아 증시도 충격적인 폭락세를 기록했다.

13일 국내 주식시장에선 개장 4분 만인 오전 9시 4분, 코스닥시장 주식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주가가 전날보다 8% 넘게 급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자 거래를 20분간 중단시키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이다. 코스닥 거래가 재개된 지 1시간 20분가량이 흐른 오전 10시 43분. 이번엔 코스피시장에서 큰 하락이 나타나며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같은 날 두 시장에 모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1956년 국내 증시 개장 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 국내 증시는 패닉(공포) 그 자체였다.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10% 안팎 무너진 가운데, 국내에서도 주식 투매가 도미노처럼 번지며 '패닉 셀(공포 투매)'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번 주 5일간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매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이 223조원 증발했다. 주간 규모로 사상 최대치다. 위기 상황이 닥치자 안전 자산으로 인식돼 온 금과 채권까지 팔아치우는 기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680.60(-8.4%)까지 밀렸다가 연기금 등의 주식 매입에 힘입어 낙폭이 줄면서 전일 대비 3.43% 하락한 1771.4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2년 7월 25일(1769.31) 이후 최저치로, 코스피 지수는 7년 8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코스닥 지수도 7.01% 하락한 524에 거래를 마치면서 2014년 6월 5일(523.1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 225 지수도 6.08% 급락했고 대만(-2.82%)과 중국(-1.23%)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모두 하락했다.

반면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후 개장한 미국과 유럽 증시는 전날의 하락 폭을 되돌리며 반등세를 보였다. 한국시각 14일 0시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3% 안팎 상승세를 보였다. 이탈리아(11.8%) ·프랑스(4.8%)·영국(3.7%) 등 유럽 증시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