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빅3와 겨루는 대학생 스타트업 '111%'

조선비즈
  • 윤민혁 기자
    입력 2020.03.14 08:00

    [비즈톡톡]

    최근 한국 게임계의 키워드는 대기업·중국입니다.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으로 불리는 대형 게임사들의 지배력이 공고해지는 동시에, 중국 게임들이 한국 차트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쩐의 전쟁’이 된 게임 시장에서 중소형 게임사와 인디 게임은 설 곳을 잃어가는 형편입니다.

    13일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를 살펴봤습니다. 부동의 1·2위는 엔씨소프트(NC)의 리니지2M·리니지M입니다. 3·4위는 중국 릴리스게임즈의 라이즈 오브 킹덤즈와 AFK 아레나가 각각 차지하고 있습니다. 5위는 넷마블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6위는 넥슨 V4입니다. 7위는 중국 4399의 기적의 검, 8위는 엑스엔게임즈의 카오스모바일, 9위는 111%의 랜덤다이스, 10위는 중국 요스타의 명일방주입니다.

    바로 밑인 11위에도 중국 유주게임즈의 R5가 위치해 있습니다. 11위 안에 중국 게임이 5개, 3N이 제작한 게임이 4개입니다. 대형 게임사나 중국의 자본력을 앞세운 게임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 된 모습입니다.

    111%가 만든 랜덤다이스. 주사위를 배치해 ㄷ자로 이동하는 적을 물리치는 방식이다. /랜덤다이스 캡쳐
    상위권에 속한 비(非) 중국, 3N 게임은 카오스모바일과 랜덤다이스 둘 뿐입니다. 카오스모바일을 제작한 엑스엔게임즈는 R0 등을 제작한 제로게임즈의 자회사로, 제도권 게임사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랜덤다이스를 제작한 111%는 생소한 스타트업입니다. 김강안 111% 대표는 올해 33살에 불과한 ‘청년 사업가’이기도 합니다. 111%는 2015년 10월 연세대학교 창업지원을 받아 설립한 스타트업입니다. 그해 12월 출시한 첫 게임 ‘비비탄’이 1000만 다운로드를 넘기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후 간단한 게임성을 지닌 캐쥬얼 장르 게임 150여개를 글로벌 출시했습니다.

    랜덤다이스는 지난해 9월 선보인 게임입니다. 지금까지 111%가 개발해왔던 게임처럼 캐주얼한 동시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랜덤다이스는 기물을 배치해 몰려드는 적을 처치하는 ‘디펜스’ 장르 게임입니다. 이름처럼 기물은 무작위(랜덤)로 생성되는 주사위(다이스)입니다. 게이머는 총 5개 색상의 주사위를 선택해 상대와 겨루게 됩니다.

    주사위는 자동으로 적을 공격해 포인트를 얻어냅니다. 이 포인트를 모아 주사위를 추가 배치하거나, 색상별로 강화할 수 있습니다. 또 같은 숫자와 색을 지닌 주사위는 더욱 강한 주사위로 합체도 가능합니다. 단순히 ‘기물을 배치해 적을 처치한다’는 방식을 넘어, 포인트를 적재적소에 사용해야 하는 점이 랜덤다이스의 인기 요인입니다.

    랜덤다이스의 최초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지난 2월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0위 안쪽에 진입했습니다. 국내 최고 매출 순위는 구글플레이 8위, 애플 앱스토어 3위입니다. 대만과 홍콩 구글플레이에서 각각 매출 24위, 18위를 기록하며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게임 제작에 수백억원을 투입할 수 있는 국내 대형 게임사와 중국 업체들이 점령한 매출 10위권에 인디게임사가 진입하며 ‘대박’을 터뜨린 것입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게임 시장은 대형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위주로, 최근들어선 중소형 게임사 대부분이 적자에 허덕이는 형편"이라며 "인디게임이 소소한 인기를 넘어 10위권의 큰 매출을 일으킨 경우는 사실상 국내 최초"라고 했습니다.

    직원 37명인 111%가 만든 랜덤다이스의 일매출은 5억원 내외. 김 대표는 신작 출시와 본격적인 해외 진출로 올해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또 하나의 ‘한국 게임 성공신화’가 탄생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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