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TALK] 코로나 팬데믹 선언에 흔들린 '심리방역' 어떻게 복구하나

조선비즈
  • 전효진 기자
    입력 2020.03.14 06:00

    불안 감정도 전염…감염병 스트레스 호소 늘어나
    정부⋅서울시, 심리상담 지원…마음백신 매뉴얼 배포

    국내에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000명에 가까워오고 세계보건기구(WHO)까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자 많은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신천지교회와 같은 특수한 집단 뿐 아니라 서울 구로구 콜센터와 같은 일반 직장까지도 무더기로 확진자가 쏟아지자 감염병이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감염병과 같은 재난을 경험했을 때 대표적인 증상은 △우울증, 불안, 분노, 무기력과 같은 감정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두통, 불면, 소화불량 같은 신체 긴장 반응 △불면증 △지나친 의심에 따른 주변인 경계 등이다.

    지난달 19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학조사가 진행돼 부산 해운대 백병원의 응급실이 임시 폐쇄됐다. /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9명은 우한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지난 2월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우한 코로나 이후 일상 변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왔다. 특히 우한 코로나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불안’(60.4%)이 지배적이었다.

    2015년 유행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과거의 감염병보다 우한 코로나의 위험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49.3%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한 코로나의 치사율은 3~4%로 사스 10%, 메르스 30%, 에볼라 50%와 비교해 훨씬 낮은 수치다.

    감염병이 유행할 때는 누구나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과도한 걱정은 일상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른바 ‘심리 방역’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심리 방역은 감염병을 둘러싸고 국민들 사이에 퍼지는 과도한 공포와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공포도 있지만,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생기는 불안감, 우울감 등 감정도 전염성을 갖는다"며 "일종의 감정전염이나 정서전염과 비슷한데, 이번 사태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매일 뉴스에서는 확진자의 소식이 전해지니 피로감과 스트레스, 공포감이 더욱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최근 자가 격리 수칙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방역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는데, ‘셀프 컨트롤’이 아닌 외부 상황에 의한 통제가 되니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심리적인 마음 상태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중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주체적으로 스스로의 마음을 격려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게 좋다"라고 했다.

    서울시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은 이달 초 정신 건강 지원을 위해 심리 방역을 위한 마음 백신 7가지를 제시했다. /서울시
    서울시는 이달 초부터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줄이고 시민들의 심리 방역을 강화하기 위해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코비드19 심리지원단’은 가짜뉴스의 무분별한 확산, 공포감 확대, 심리적 불안 증폭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시민의 심리 안정과 정신건강 지원을 위해 활동한다. 정신과전문의 김현수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장을 단장으로 응급의학과와 내과 교수, 정신건강전문요원, 예술치료사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심리 방역을 위한 마음 백신 7가지를 제시했다. ①스스로를 격려하는 격려백신 ② 누군가를 돕는 등 좋은 일을 해보는 ‘긍정 백신’ ③개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실천 백신’ ④ 믿을만한 정보에 귀 기울이고 가짜 뉴스는 무시하는 ‘지식 백신’ ⑤언젠가는 끝이 온다는 ‘희망 백신’ ⑥증상이 생겼을 때의 행동 지침을 미리 알아둬 불안감을 없애는 ‘정보 백신’ ⑦몸과 마음의 균형, 가정과 일의 균형을 지키는 ‘균형 백신’ 등이다.

    김현수 코비드19 심리지원단 단장은 "전염병은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돼 모두에게 전파되기 때문에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개개인 스스로 인 셈"이라며 "비난을 멈추고 백신을 개발할 과학자를 응원하고 진료하는 의사, 간호사 및 병원 직원 분들을 격려하고, 지금 집단 감염으로 힘들어 하는 대구·경북지역 시민들과 굳게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자가 격리의 의무를 성실히 지켜주는 분들 역시 중요하고 꿋꿋이 정부를 신뢰하고 우리가 하나 되어 해결하자는 그런 노력과 협력이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는 홈페이지(https://nct.go.kr/)에서 감염병 스트레스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테스트를 제공한다.

    ●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테스트하러 가기
    https://nct.go.kr/distMental/rating/rating02_1.do
    ● 우울증상 테스트하러 가기
    https://nct.go.kr/distMental/rating/rating02_2.do

    센터는 동시에 감염병 스트레스 이완방법을 영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https://nct.go.kr/distMental/crisis/crisis01_4_1.do

    우한 코로나 생활치료센터에서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소속 정신과 전문의가 감염 및 격리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상담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전문 상담을 실시한다.

    보건복지부 통합심리지원단은 우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심리 상담을 시행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하면 거주지역의 권역 국립정신의료기관 또는 국가트라우마센터 핫라인으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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