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에너지 장관, 감산합의 가능성도 시사… "산유국, 5~6월 회동"
사우디 아람코 "4월부터 산유량 하루 1230만 배럴로 늘려" 발표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에 실패한 후 사우디아라비아가 대규모 원유 증산 계획을 밝힌 가운데 러시아도 증산 가능성을 시사하며 맞불을 놨다.

10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 석유회사들은 단기적으로 하루 20~30만 배럴을 증산할 수 있으며, 더 길게는 하루 50만 배럴 증산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의 산유량은 하루 1130만 배럴 수준으로, 필요하다면 하루 50만 배럴까지 증산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DB

노박은 "지난 주말 동안 원유 시장 확장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인) 아람코가 구매자들에게 배럴당 6~8달러를 할인해준 데 따른 것으로 예상 가능했던 것"이라면서 "현재 시장 상황은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노박 장관은 동시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비OPEC 산유국들과의 합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합의의)문은 열려 있다"면서 "4월 이후로 감산 협정이 연장되지 않은 것이 우리가 더이상 협력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감산과 증산 등의 여러 수단이 있으며 새로운 합의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면서 "시장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주요 산유국들이) 오는 5~6월에 정례 회동을 계획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앞서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10개 주요 산유국은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에 실패했다. 러시아는 감산이 원유 가격을 올려 상대적으로 채굴단가가 높은 미국 셰일 석유의 시장 진입을 돕는다는 인식에 따라 미국 견제 차원에서 감산에 반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산 협상을 주도한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원유 공식판매가격을 낮추고 산유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는 이날 "4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1230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아람코의 2월 하루 평균 산유량(970만 배럴)과 비교하면 27%나 많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