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만 호조… 온라인게임은 위축
중국 앱스토어 게임 다운로드 62% 폭증
"사회적으로 불안하니 게임서 위로받는 것"

‘전쟁통에도 돈 버는 곳은 있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게임 회사들이 표정관리하고 있다. 게임 회사들의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한국 등에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이에 따라 실내 체류가 길어지면서 예기치 않게 돈을 쓸어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익이 호전되는 게임회사들은 모바일 게임 회사들이고 PC방 등을 통해 매출이 많이 일어나는 온라인게임의 상황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업계 실적이 우한 코로나 사태에 양극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게임업계.

11일 게임분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집계를 보면, 2월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건수는 40억건을 돌파해 지난해 동기 대비 4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우한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의 애플 앱스토어 게임 다운로드 건수는 62.2%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전체 앱 다운로드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게임이 유독 인기를 끌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이탈리아에 이어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한국에서도 게임 앱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5500만건의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은 통상적으로 날이 춥거나 방학이어서 집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겨울이 성수기인데 최근 게임사들의 트래픽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코로나19 반사이익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성수기 효과가 더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도 지난해 말 출시 이후 한국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리니지2M’ 덕에 2월 매출이 급증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센서타워 집계에 따르면, 리니지2M의 2월 일평균 매출액은 45억원으로 1월(41억원) 대비 11.2%가 증가했다. 증권가가 당초 예상한 1분기 리니지2M 일평균 매출액 30억~35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증권사들은 엔씨소프트의 1분기 실적 전망치, 목표주가를 속속 상향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엔씨소프트의 평균 1분기 매출액은 7007억원으로 3개월 전 예상치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중앙대 교수)은 "지난 20여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사회적으로 불안정할 때, 심리적으로 인간이 불안정할 때 게임 매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며 "코로나19처럼 원인·치료법이 불명확한 전염병이 확산되면서 게임을 통해 심리적 위안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PC방을 통한 매출 비중이 큰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경우 실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 코로나 사태로 PC방을 찾는 학생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