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불기둥...인근 상가·주택 창문 깨지고 건물 진동
"화학제품 원료 만드는 납사 분해 압축공정 중 폭발"
롯데케미칼, 시설 13개 중 7개 가동 중단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인 충남 서산 대산공단 안 롯데케미칼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4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4일 오전 3시쯤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로 직원과 주민 등 4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 중 2명은 중상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인접 소방서 가용 인력과 장비까지 출동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250여명과 차량 30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여 화재 2시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학제품 원료를 만드는 납사(나프타) 분해 센터(NCC·Naphtha Cracking Center)에서 압축 공정 중 폭발사고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원유에서 뽑아내는 납사는 1200도 이상 초고온으로 열분해하면 에틸렌·프로필렌·열분해 가솔린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소방 관계자는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압축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공장 측 설명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폭발 충격으로 공장 주변 건물이 흔들리는가 하면 불기둥이 높게 치솟았다. 인근 주택 창문이 깨지거나 지붕이 내려앉았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진동은 대산공단에서 수십㎞ 떨어진 당진과 태안에서도 느껴질 만큼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케미칼 화학 공장 주변에는 LG화학과 한화, 현대정유 등 화학 업체가 밀집해 화재가 확산할 경우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서산시청은 추가사고 위험은 없고 누출된 유해화학물질은 없다는 안전 안내 문자를 지역 주민들에게 발송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대산공장 내 13개 시설 중 BTX, BD 등 7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재가동 일정은 납사 분해 센터 정비 상황에 맞춰 조정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2차 폭발 우려는 없어 EOA, EG 등 6개 공장은 정상 가동하고 있다"며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