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서 마스크 벗는 승객 많아”… 승무원 확진에 항공사들 '쩔쩔'

조선비즈
  • 최지희 기자
    입력 2020.02.27 14:10

    항공사들 방역 수위 강화…승무원 체류 금지·소독 상시화
    "기내 전염 가능성 낮다지만 사람 간 접촉 최소화 방침 필요"
    "기내서 마스크 벗는 승객 많아...수시로 안내 해야"

    우한 코로나(코로나19) 사태의 안전지대로 알려진 항공기에서 근무하던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승무원과 승객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항공사들은 방역 수위를 상향하고 감염 예방 수칙 교육을 강화하고 나섰다. 승무원들 사이에서는 승객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지침이나 승객의 기내 마스크 착용을 유도하는 안내 방송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승무원은 현재 모든 노선에서 마스크와 고무장갑을 예외 없이 착용하고 있다. 출근 전 자가 진단을 통해 이상 증세가 있으면 출근을 금지하고, 출근 후엔 체온을 측정해 37.5도 이상이면 근무에서 배제된다. 확진 승무원과 함께 근무한 승무원 30여 명은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항공기 방역도 강화했다. 국내선 항공기 소독을 월 1회에서 주 1회로 상향했고, 기내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특별 소독을 실시한다. 중국발 항공기에 대해서는 하루 평균 12회 분무 소독 작업을 유지하고 있다.

    한 대한항공 승무원은 "과거 사스나 메르스 사태 때도 승무원이 감염되는 사례는 없었는데 이젠 안심할 수 없게 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자주 체온을 측정하고 기침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보고해 자가 격리를 하는 등 경각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무원은 "감염 예방을 위해 중국 노선에선 모든 기내식 서비스에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담요나 베개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조심했는데 이렇게 돼 당혹스럽다"며 "근무 외엔 외출도 삼가면서 동료들끼리 하루에도 수십번씩 조심하자고 말한다"고 했다.

    26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이동하는 대한항공 승무원들.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도 모든 노선의 승무원에게 마스크와 장갑을 필수로 착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해당 구역의 승무원 전원을 2주간 자가 격리 조치한다. 수시 방역 작업도 중국 지역 운항편에서 전체 노선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당초 정해진 항공기 방역 주기(월 1회)와 상관없이 수시로 전 노선 항공편 여객기에 소독액을 분무한 뒤 직접 닦아내는 촉수 소독을 한다.

    저비용항공사(LCC)도 방역 수위를 강화했다. 제주항공은 전체 노선에서 승무원의 일시 체류(레이오버)를 금지하고 바로 귀국편을 타고 돌아오는 ‘퀵 턴’ 운항을 하기로 했다. 진에어는 항공기 소독 주기를 월 1회에서 주 1회로 단축했다.

    항공업계는 그동안 기내에선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평가해왔다. 항공기로 유입되는 외부 공기는 고온 압축기를 거쳐 200℃까지 가열된 멸균상태가 된다. 기내 공기는 바이러스를 99% 걸러내는 헤파필터로 한 번 더 걸러져 2~3분마다 환기된다. 공기 흐름도 승객 간 좌우 방향이 아닌 수직으로 흘러 순환 구조상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승무원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승객이 탑승한 기내에서도 방역 조치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승무원들이 승객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항공사별 지침이 내려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외항사 승무원은 "기내에서 승무원은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에 노출되기 때문에 혹시 모를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행동반경이 좁혀져야 한다"며 "중국 우한에 투입된 전세기 비행처럼 승객 간 접촉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무원은 "이번주 들어서는 인천발 승객 80% 정도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지난주까지만 해도 기내에 착석하면 마스크를 벗는 승객이 대부분이었다"며 "승객들이 기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도록 수시로 유도하는 안내 방송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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