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상품 문 앞에 놓고 가세요”… 코로나 사태로 ‘언택트 소비’ 확산

조선비즈
  • 박용선 기자
    입력 2020.02.24 14:40

    온라인 쇼핑몰 판매 급증…배달 기사와 마주치는 것도 꺼려
    확진자·의심 환자 다녀간 오프라인 매장은 임시 휴점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주부 정모씨는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한 후 배송 시 유의사항으로 "현관 문 앞에 상품을 두고 가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어, 혹시 모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정씨는 최근 집에서 사용하던 와이파이(무선 인터넷)가 고장 나 수리 기사를 불렀을 때도 "집에 들어오지 말고 밖에서만 고쳐 달라"고 주문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부 사람과 접촉을 피하려는 ‘언택트(untact)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감염을 우려해 사람이 많은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했을 때도 배달 기사와 마주치는 것을 꺼리고 있다.

    /그래픽=송윤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19일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서는 신선식품 익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 주문량이 폭증하면서 조기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주문량이 배송 가능 물량을 넘어서면서 로켓배송도 평소보다 지연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28일 로켓배송 출고량은 역대 최고치인 330만건을 넘어섰다.

    이마트 온라인몰 SSG닷컴도 최근 한 달간 새벽배송을 포함한 쓱배송 주문이 작년보다 20% 늘었다. 지난 19일에는 주문량이 폭증해 25일까지 모든 배송 신청이 마감됐다. 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98% 증가했고, 생수(96%), 채소류(75%), 홍삼·비타민 등 건강식품(70%) 매출도 급격히 늘었다.

    G마켓도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3일까지 가공식품과 생필품 매출이 증가했다. 즉석밥은 22%, 냉동·간편 조리식품은 37%, 라면은 32%, 생수·탄산수는 113% 증가했고, 치약·비누·샴푸 등은 72%, 세탁 세제 등은 27%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주문했을 때 배달원과 마주치는 것을 꺼리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품 배달시 문 앞에 놓고 가달라는 요구사항이 크게 늘었다. 쿠팡은 지난 21일 배달 기사가 고객과 직접 만나 상품을 전하지 않고 상품을 문 앞에 두거나 택배함에 맡기는 ‘비대면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식당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소비자도 증가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배달 음식 주문량은 2752만건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1월 4일~22일)보다 8.5% 증가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배달 음식 주문량은 2배 이상 늘었다.

    일부 커피전문점에선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를 위해 일회용 컵을 다시 사용하고 있다. 머그잔을 깨끗이 세척해서 사용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불안해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식음료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은 지난 2018년 8월 금지됐지만, 환경부가 이달 초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지방자치단체장의 판단에 따라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서울 서초구, 경기 수원시 성남시 파주시, 충북 충주시 등 전국 20여곳이 일회용컵 사용을 허가했다.

    23일 오후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임시 휴점 안내문이 게시돼있다. /연합뉴스
    반면 코로나19 확진자 또는 의심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오프라인 매장은 휴점을 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을 확인한 23일 임시 휴점했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식품관에 확진자가 들른 것을 확인하고 같은 날 지하 1층 식품관 문을 닫았다. 매장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일산 이마트타운은 21일 타운에 입점한 트레이더스 킨텍스점과 일렉트로마트 등의 문을 닫았고, 이마트 대구 칠성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대구비산점, 홈플러스 광주계림점도 휴점했다.

    앞서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전주점, 현대백화점 대구점, AK백화점 수원점, 이마트 성수·마포공덕·군산·부천·고양킨텍스점, 홈플러스 전주 효자점, 롯데마트 송천점 등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인해 휴점 후 방역을 실시하고 영업을 재개한 바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휴점은 물론 손님이 줄면서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며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더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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