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가격 13배 올려 '폭리'... 코로나에 무너진 상도덕

조선비즈
  • 안상희 기자
    입력 2020.02.22 07:00

    21일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는 유한킴벌리 덴탈 마스크(일회용 수술용 마스크) 1박스(50개입)가 8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 제품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6300원에 판매된 제품이다. 1장에 126원하던 마스크 가격이 1700원으로 13배 넘게 치솟은 것이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모씨는 "일회용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워 수술용 마스크라도 구하려 했지만, 가격이 단기간에 10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마스크 공급 부족과 과도한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격 비교 플랫폼 업체인 다나와에 따르면 1월 28일 380원에 거래되던 황사방역용 마스크 KF94(대형) 제품은 2월 21일 현재 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격이 10배로 오른 것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 14일 5개 온라인쇼핑몰 쿠팡·위메프·티몬·11번가·G마켓에서 판매 중인 KF94와 KF80 성인·어린이용 마스크 4개 품목 254개 가격을 조사한 결과, 2주 전인 1월 31일 조사 때보다 값이 최대 27.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KF94(대형) 마스크 최저가격 변화 모습. 1월28일 380원에서 2월 18일 2900원, 21일 3800원으로 가격이 급등했다./다나와 홈페이지
    판매 사기도 이어지고 있다. A씨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 KF94 마스크 대형 제품을 개당 1500원에 판매하는 판매자와 거래를 했다가 사기를 당했다. A씨는 "카카오톡으로 마스크 100장을 주문하고 15만원을 송금했지만, 판매자는 돈을 받자마자 카카오톡 계정을 없애고 연락을 두절했다"고 말했다.

    마스크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허위 판매자의 이름,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을 온라인에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마스크 금액을 선입금하라 할 때는 의심하고, 직거래하는 것을 추천한다.

    소비자들은 쿠팡, 티몬, 위메프, 11번가, G마켓, 옥션, 네이버 등 오픈마켓 온라인쇼핑몰이 판매자를 제대로 단속하지 않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오픈마켓 업체들은 폭리를 취하거나 비양심적인 판매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부당 판매자에 대해 경고, 상품 판매 중지, 상품 검색에서 노출 제외, 페널티 부여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모든 판매자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없는 것은 오픈마켓 특유의 구조 때문이다.

    오픈마켓은 마트나 편의점처럼 판매 물건을 직접 하나하나 관리하지 않고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를 중개해주는 역할을 한다. 개별 판매자가 계약된 오픈마켓 플랫폼에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올리는 방식이다.

    G마켓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지만, 제품을 깜짝 올렸다 내리는 경우까지 단속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오픈마켓은 판매자가 중개 플랫폼인 본사를 통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제품을 직접 올리는 방식이라 악의적 판매자를 모두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오픈마켓 판매자는 "모니터링을 해도 각 제품의 기준 가격이 없어 불공정 판매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라며 "불공정 판매라 판단되어도 임의로 가격을 수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현행법에서는 판매한 상품에 문제가 있으면 그 책임을 중개업자인 오픈마켓이 아닌 판매업자에게만 지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플랫폼 내에서 생긴 문제에 대해 오픈마켓 업체들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소비자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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