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업체의 희비(喜悲)가 엇갈리고 있다. 오랜 기간 '절대강자' 지위를 지켜왔던 한국타이어는 최근 3년 새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난 반면, 적자 행진 속에 중국에 매각됐던 금호타이어는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호타이어는 17일 "지난해 매출 2조3692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78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금호타이어가 연간 실적에서 흑자 전환한 건 2016년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반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도와 비슷한 6조896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7%나 감소한 5429억원에 그쳤다. 2016년 영업이익(1조1032억원)과 비교하면 3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16.7%에서 7.9%까지 떨어졌다.
최근 2년 연속 전 세계 신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타이어 업계 불황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한국타이어는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신차용 타이어(OE)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에서 전년 대비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타이어의 경우 신차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집토끼'와도 같았던 현대·기아차마저 미쉐린·콘티넨탈 등 수입 타이어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면서, 타격을 더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2018년 중국 더블스타에 인수된 후 실적이 개선됐다. 저가 판매를 지양하고, 판매 성과가 낮은 해외공장의 가동률을 낮추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한 효과란 분석이 나온다. 또 더블스타와 원자재를 공동 구매해 매출 원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재료 조달 비용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에서 매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78.6%로, 전년 동기(84.6%)보다 6%포인트 낮아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소비자 반응이 좋아지면서 국내 교체용 타이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도 흑자 전환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아직 작년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넥센타이어의 경우, 증권가에선 매출은 전년 대비 5% 정도 늘어난 2조897억원, 영업이익은 20% 정도 늘어난 2198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