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강국 꿈꾸는 美, 우라늄 채굴에 대규모 예산 추진

조선비즈
  • 연선옥 기자
    입력 2020.02.17 13:37 | 수정 2020.02.17 20:17

    미국 정부가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사용되는 우라늄의 국내 채굴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부터 10년 동안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겠다며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해외에서 수입해온 값싼 우라늄에 의존하는 것이 에너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우라늄 비축량을 늘리기 위해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군사용·발전용으로 필요한 우라늄의 5% 정도만 국내에서 조달하고 나머지는 러시아, 중국 등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번 예산안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 안보'를 내세우고 있지만, 진짜 목적은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댄 브루예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예산안은 세계 원전 경쟁에서 미국을 다시 무대로 올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산이 의회를 통과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

    미국 민주당 일부 의원과 에너지 전문가들 역시 이번 예산 편성의 진의는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우라늄 개발 기업을 돕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해리티지재단의 케이티 텁 에너지정책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예산안에 대해 "우라늄이든 태양광이든 석탄이든, 경영난을 겪는 산업계를 구제하는 것은 납세자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유타주에 있는 우라늄 광산 모습./AP
    지난 5년 미국 우라늄 생산은 91% 감소했다.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천연가스와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낮아지면서 석탄, 원전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이 과정에서 우라늄 채굴 업체의 경영난이 이어지고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미국 우라늄 최대 생산지인 유타주에 광구를 보유한 에너지 업체 에너지퓨얼스(Energy Fuels)는 최근 화이트메사밀, 나살컴플렉스 광산의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우라늄 업계의 어려움이 이어지자 원전 생태계가 뿌리부터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라늄 개발 업체들은 우라늄 수입에 쿼터를 부여하고 국내 우라늄 수요의 25%를 국내 업체가 공급하도록 규제해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거부했지만, 국내 우라늄 산업 개선을 위해 실무그룹을 조직해 90일 간의 논의를 시작했다. 행정부가 실무그룹을 조직한 데 대해 에너지퓨얼스는 "핵 물질 생산업계가 외국 기업에 ‘포위’돼 있는 상황을 고려한 옳은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국내 우라늄 생산을 확대하려는 것은 최근 세계 각국에서 이어지고 있는 '원전 르네상스'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세계에서 탈원전 논의가 이어졌지만, 최근 '온실가스 감축' 바람을 타고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다시 원전 건설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정부는 원자로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원전 정책 방향을 선회하고 있고 프랑스, 영국은 원전 건설 재개에 나서고 있다.

    신흥국의 원전 확대 정책도 이어지며 원전 규모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원자력협회는 2018년 398GWe(기가와트일렉트릭)이었던 세계 원전 설비용량이 2030년 462GWe, 2040년 569GWe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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