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만난 홍남기·이주열, 재정 확대 금리인하 카드 동시 꺼내나

입력 2020.02.14 14:03 | 수정 2020.02.14 14:20

재정투입·금리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도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런 예측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이들은 이날 낮 12시부터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관련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및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4명의 경제 수장이 모인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만이다. 당시는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와 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심층분석대상국) 지정으로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위험)가 높아졌던 시기였다.

관심은 홍 부총리와 이 총재의 대화에 집중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또는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행동이 두 경제수장의 의견조율 과정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5월 20일 국내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생하고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면서 한은은 약 3주 뒤인 6월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했다. 정부는 그해 7월 3일 국무회의에서 12조원 규모의 ‘메르스 추경’을 의결했고, 추경은 7월24일 국회를 통과했다. 추경과 금리인하로 적극 대응했지만 메르스는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메르스로 인해 경제 성장률이 0.4%포인트 낮아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2월 27일이나 4월 9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1.25%인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는 추경 편성 방침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홍 부총리도 지난 1일 "신종 코로나 사태가 5년 전 메르스 사태보다 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하며 추경 편성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정부가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지 않는 것이 보통의 경우다.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한은의 독립성에 대한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홍 부총리가 금통위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 총재를 만난 것은 그만큼 국내 경제 상황이 위태로운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한 2.5%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또 옥스퍼드이코노믹스(2.2%→2.0%), JP모간(2.3%→2.2%) 등 주요 기관들도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세계경제와 중국경제가 휘청이고 있기 때문에 국내 경제도 동반 침체의 길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시장의 예측대로 정부가 재정을 투입(추경 편성)하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춰도 실질적 효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은 있는데 이미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기 때문에 금리를 내려도 소비나 투자, 내수진작의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래도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경기하방 위험이 커진 상태에서 한국은행이 경계심을 갖고 있다는 일종의 신호를 보내는 효과정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추경을 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 이미 너무 많은 재정을 투입했고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 오히려 민간 부분이 위축되는 부작용도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봐도 (추경 편성은) 국가부채 규모가 계속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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