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투자금 못돌려줄 때에도 증권사 55억 챙겨

조선일보
  • 윤진호 기자
    입력 2020.02.14 03:53

    라임자산운용이 고객 돈 1조6000억원가량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증권사들은 매달 수억원씩 수수료를 챙겨간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사들이 라임과 맺은 TRS(Total Return Swap·총수익 스와프) 계약에 따라 매달 이자 명목의 수수료를 떼어간 것이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종석(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0~12월에 라임이 TRS 계약에 따라 증권사에 지불한 비용은 5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은 라임이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한 시기와 겹친다.

    TRS는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담보로 증권사가 운용사에 돈을 빌려주는 것으로, 운용사는 이자 명목으로 증권사에 수수료를 지급한다. 펀드가 이익이 나면 투자자들이 더 큰 이익을 올릴 수 있지만, 손해를 볼 경우 TRS 자금을 먼저 갚아야 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가 더욱 커지게 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 펀드에 남아 있는 TRS 잔액은 신한금융투자 5000억원, KB증권 1000억원, 한국투자증권 700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작년 10~12월 신금투는 25억원, KB증권은 17억원, 한국투자증권은 13억원을 수수료를 받아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라임운용 펀드를 설계할 때부터 깊숙하게 개입하고 매년 거액의 수수료도 챙겼다"며 "이제 와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금투의 경우 2018년 87억원, 2019년 108억원씩 라임운용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았다.

    증권사들이 TRS 수수료를 받고 개인 투자자보다 대출금을 우선 상환받는 것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라임 펀드에 똑같은 돈을 투자했는데, 개인 투자금은 못 돌려받는 반면 증권사 대출은 원금과 이자까지 모두 챙길 수 있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도 최근 관련된 증권사 임원들과 긴급 현안회의를 갖고 대출금 회수 자제를 당부했다. 김종석 의원은 "금융 당국은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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