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연합군, 한진칼 새 경영진 김신배 전 SK 부회장·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사장 등 8명 제안

조선비즈
  • 조귀동 기자
    입력 2020.02.13 17:13 | 수정 2020.02.14 09:32

    조원태 회장 연임 시키지 않고 이사회 장악하겠다는 선언
    대표이사 후보는 지명 안 해…함철호 전 사장·김신배 SK 부회장 등 유력
    사외이사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등 4명

    3월 27일 예정인 한진칼(180640)주주총회를 앞두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사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4명을 새로 선임하자는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발표해다. 현재 한진칼은 조원태 한진 회장, 석태수 한진칼 사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돼있다. 이 가운데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과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고등학교 동문인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를 연임하지 않고 8대 4의 구도로 이사회를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이른바 ‘강성부 펀드’라고 불리는 KCGI, 반도건설 등으로 구성된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하 주주연합)’은 13일 오후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이사회에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을 각각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발표했다. 3월 27일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이들 8명의 이사 후보의 선임 여부를 투표로 결정하자는 것이다. "참신하고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과 외부전문가들로 한진칼의 이사진이 구성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안한 것"이라며 "한진그룹의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은 분들"이라고 주주연합 측은 설명했다.


    조원태 한진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사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조선DB
    ◇8명 모두 선임하면 이사회 3분의 2 차지…한진칼 정관 결함 공격

    주주연합 측이 이사 8명 선임 제안을 한 것은 이사회에서 3분의 2를 차지해 조원태 회장 진영 이사 4명을 압도하겠다는 포석이다. 현재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 석태수 사장 등이 사내이사로 있고 사외이사로는 이석우 변호사, 주순식 전 공정위 상임위원, 주인기 연세대 명예교수, 신성환 홍익대 교수 등 4명이 있다. 그 가운데 조원태 회장과 이석우 변호사는 3월로 3년 임기가 끝난다. 현재 상법 규정은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이사를 중도 해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결국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이사 수를 늘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조현아 전 부사장 진영이 8명을 이사 후보로 추천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진칼 정관에 이사 숫자 제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보통 회사들은 정관에 이사 숫자를 제한한다. 무분별한 이사 선임을 막기 위한 장치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일종의 ‘해자’인 셈이다. 하지만 한진칼의 경우 정관에 이사회 구성원을 '3명 이상'으로만 규정하고, 상한을 명백히 규정하지 않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에 도전하고 난 뒤, 현 한진 경영진은 이 약점을 인식하고 한진칼 지주사 전환 시 법률자문을 맡았던 법무법인 김앤장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주주연합은 이사 선임 제안에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하겠다는 의사가 분명하다. 조원태 회장의 연임이냐 새 경영진의 선임이냐를 놓고 한 판 붙겠다는 것이다.


    ◇조원태 회장 물러나라는 의미

    사내이사 후보 4명 가운데 항공전문가는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사장과 김치훈 전 대한항공 지상조업본부장(상무) 등이 있다. 함 전 사장은 1952년생으로 지난 2007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전무)을 역임했다. 이후 2011~2015년 티웨이 항공 사장을 맡았다. 주주연합은 함 전 사장에 대해 "티웨이항공을 흑자 전환시킨 항공산업 분야의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또 김신배 전 SK 부회장도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김 전 부회장은 1954년생으로 삼성전자에서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로 영입된 인물이다. 이후 SK텔레콤 사장, SK C&C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부회장을 영입하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 진영은 거물급 전문경영인을 조원태 회장의 대항마로 내세울 수 있게 됐다. 또 주주연합은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사업본부장(사장)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연합은 김신배 전 SK 부회장을 비롯해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 후보를 제안했다. 사진 윗줄 왼쪽부터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사장, 사진 아랫줄 왼쪽부터 사외이사 후보인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학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연합뉴스
    사외이사 후보로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등 4명을 제안했다. 4명 가운데 가장 ‘거물’은 서윤석 교수다. 서 교수는 아주대 교수로 재직하던 지난 2001년 이화여대 경영대 학장으로 영입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이화여대는 서 교수에게 상당한 액수의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서 교수는 SK, 포스코, 엔씨소프트 등에서 사외이사를 맡았다. 2008~2010년에는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누구로 하자는 제안은 담기지 않았다. KCGI는 "먼저 주주총회에서 이사가 선임된 뒤, 새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주주연합 측이 특정인을 콕 찍어서 언급할 사안은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 선임·청렴성 요건 등 제안

    주주연합은 이 밖에도 이사 선임 조건으로 청렴성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개정하자는 제안도 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단는 의사를 밝힌 셈이다.

    또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직을 분리하고,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하자는 제안도 주주연합은 제기했다. 전자투표제 도입도 이번 제안에 포함되어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 진영은 이번에 발표한 주주제안과 조원태 한진 부회장의 연임 거부를 놓고 조원태 부회장 등 기존 한진 경영진과 표 대결을 펼치게 된다. 조현아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의 의결권 있는 지분은 31.98%이고, 조원태 한진 회장 측이 확보한 지분은 32.68%다. 주주총회에서 과반수 이상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11~12% 정도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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