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난기류 만난 항공사, 잇단 비상경영 선언

조선일보
  • 김강한 기자
    입력 2020.02.13 03:07

    공급과잉·日여행 보이콧 이어 우한폐렴까지 터져 수요 급감
    제주항공, 임원 임금 30% 반납… 대한항공, 승무원 연차휴가 실시
    아시아나는 무급휴직 신청 받아… LCC 중국 노선 100% 중단할듯

    국내 최대 저비용 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이 12일 임원 임금 반납과 전 직원 무급 휴직 실시 등 위기 경영을 선언했다. 대한항공도 이날 비용 절감을 위해 3월 한 달간 객실 승무원 300명에게 한꺼번에 연차 휴가를 쓰도록 했다. 지난해 시작한 일본 여행 보이콧 운동에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까지 겹치면서 회사의 생존 자체가 불확실해졌다고 판단한 국내 항공사들이 희망퇴직, 무급 휴직 등 생존을 위한 비상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임금 반납·무급 휴직… 항공사, 생존 몸부림

    제주항공 이석주 대표는 12일 사내 메일을 통해 비상 경영을 넘어 위기 경영 체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항공 여행 수요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항공 산업은 수익성 저하 차원을 넘어 생존을 염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29억원 영업 적자를 기록, 2010년 이후 9년 만에 적자를 냈다. 제주항공은 모든 임원이 임금을 30% 이상 반납하고, 당초 승무원 대상으로만 진행하려던 '최대 1개월 무급 휴직'을 조종사·정비사 등 전 직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비상경영체제 돌입하는 항공사

    다른 항공사 사정도 비슷하다. 대한항공은 객실 승무원 7000여 명 중 300명을 대상으로 3월에 연차 휴가를 집중해 쓰도록 했다. 중국·일본·홍콩 등 운항 노선 감축으로 비행 편수가 줄어든 데 따른 조치다. 연차 휴가 중에는 기본급만 지급할 뿐 각종 수당은 지급되지 않아 회사 입장에서는 경비를 아낄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15년 이상 근속한 50세 이상 직원' 중 신청자에 한해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6년 만이다. 아시아나항공도 15일부터 29일까지 객실 승무원 4000명을 대상으로 무급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LCC 업계는 장거리보다는 중국·일본 등 단거리 비중이 높아, 일본 보이콧 운동과 우한 폐렴의 영향이 대형 항공사보다 훨씬 크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4일 비용 절감을 위한 비상 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이 회사는 5일부터 19일까지 전 직원 대상으로 다음 달 1개월간 쉴 수 있는 무급 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9월부터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고, 전 직원 대상으로 15일부터 최대 3개월까지 쉴 수 있는 무급 휴직을 상시 진행 중이다. 에어서울도 13일부터 18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직 신청을 받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달 17일부터 5월 사이에 2주~3개월간 희망자에 한해 무급 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국 노선 80% 운항 중단

    항공사들은 위기에서 벗어날 탈출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중국 노선의 전면 운항 중단까지 임박하는 등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이 다음 달부터 중국 전 노선 운항 중단을 결정했고, 에어부산도 이달 27일부터 부산~칭다오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국내 LCC의 중국 노선 운항은 100% 중단된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주 202회에서 다음 달 25일까지 주 56회로 감편한다. 대한항공은 주 204회에서 주 57회로 줄였다. 이에 따라 우한 폐렴 사태 전 주 570회였던 국내 8개 항공사의 운항 횟수는 다음 달까지 113회로 줄어든다. 감소율은 80%에 달한다.

    12일 발표된 아시아나항공 실적은 항공 업계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 손실 36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8년 영업 손실 351억원에서 적자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매출도 전년 대비 4% 감소한 5조9538억원이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항공사들이 무급 휴직 등 '마른 수건 짜기식' 생존 전략을 펴는 것"이라며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당장 버틸 자금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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