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 중소형 전기차 개발 협력
"개발공정 단순화 등으로 전기차 가격 하락 기반 확보 기대"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Canoo)'와 협력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고 12일 밝혔다.

현대·기아차와 카누는 11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카누 본사에서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카누는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 현대·기아차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크기의 승용형 전기차는 물론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자동차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 파예즈 라만(왼쪽) 전무와 카누의 울리히 크란츠 대표가 11일(현지 시각) 미국 LA의 카누 본사 사옥에서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혁신적 전기차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카누는 우리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개척자로 변화하기 위한 완벽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및 대량 양산에 최적화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플랫폼 콘셉트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LA에 본사를 둔 카누는 모터,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장착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 중이다. 특히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의 크기와 무게, 부품 수를 줄여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비용 절감을 가능토록 하는 전기차 플랫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개발 공정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하는 등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차종 제작도 가능해 고객 수요 변화에 보다 신속한 대응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누가 개발한 전기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이번 협력으로 현대·기아차의 전동화 전략은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5 전략’에 따라 차량 전동화 분야에 향후 6년 간 9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풀 라인업을 갖추고 판매가 본격화되는 2026년 글로벌 시장에서 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또 현대·기아차가 최근 개발 계획을 밝힌 전기차 기반의 PBV 역시 차량 용도에 따라 다양한 맞춤형 콘셉트로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승용 전기차 분야에서는 카누와, 상용 전기차 분야에서는 어라이벌(Arrival)과 협업하는 전기차 개발 이원화 전략도 구축하게 됐다. 지난달 현대·기아차는 영국 상용 전기차 전문 개발 업체 어라이벌에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도심형 밴, 소형 버스 등 상용 전기차를 공동 개발키로 했다.

한편 2017년 12월 설립된 카누는 본격적인 연구 시작 19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첫 전기차를 공개하고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300명이 넘는 기술자들이 카누의 아키텍처 시스템 개념을 구체화하고 있다. 2021년에는 첫 번째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