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꺼진 제주 부동산… “반전도 어려워”

조선비즈
  • 고성민 기자
    입력 2020.02.07 14:00

    제주 부동산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땅값과 집값이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지만, 이제는 투자자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애물단지가 됐다. 경매에 나온 물건이 절반도 주인을 못 찾는가 하면 아파트 값도 속절없이 내리는 모양새다.

    7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 토지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은 35.6%에 그쳤다. 총 101개 물건이 경매에 나왔는데, 36건만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65.7%에 불과했다. 제주 토지 시장이 뜨거웠던 지난 2016년 낙찰률이 70%, 낙찰가율은 123.2%였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제주도 제공
    제주 경매 시장에서 토지는 최근 19개월 동안 월별 낙찰가율이 한 번도 100%를 넘지 못했다. 대부분 감정가보다 낮게 낙찰됐다는 얘기다. 국토부가 지난달 발표한 ‘2019년 연간 전국 지가 변동률 및 토지 거래량’을 보면, 제주는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땅값이 떨어졌다. 2018년 대비 1.77% 하락했다. 제주 땅값이 하락한 것은 2008년(-0.02%) 이후 11년 만이다.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과 오라관광단지 개발 부진과 고점 인식으로 인한 투자 수요 위축, 경기침체 등으로 땅값이 떨어졌다"고 했다.

    아파트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아파트 매매가격지수(2019년 1월=100)를 보면 2015년 1월 85, 2016년 1월 92.6, 2017년 1월 101.3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그러나 2017년 4월 101.5로 고점을 찍은 뒤 2018년 1월 100.5, 2020년 1월 97.7 등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3.3㎡(1평)당 매매가로 보면, 제주 집값은 2015년(이하 1월 기준) 751만원에서 2016년 937만원, 2017년 1043만원 등으로 2년여간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8년 1056만원으로 상승세가 둔화됐고, 2019년 5월 1099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이후 계속 내리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중국인 투자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격이 급등했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여파로 중국인 투자수요가 줄었고, 가격 급등 피로감도 있어 2017년 이후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 서귀포시 삼정G에듀 전용 84㎡는 2015년 3억원대 거래되던 것이 2018년 6월 7억8500만원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5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서귀포혁신도시 LH1단지 84㎡도 2015년 2억원 후반에 거래되던 것이 2017년 4억5000만원을 찍었지만 최근에는 3억원대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제주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이 당분간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제주는 제2공항 개발 호재와 중국 투자자 유입으로 단기간 급등했는데, 제2공항 개발 지연과 중국 투자자 이탈, 단기 급등 부담감으로 2017년 이후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외지인의 투자수요가 없는 상태라 올해도 하향 추세를 반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