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 메르스·사스서 신종 코로나 대항마 찾지만... "단기 성과 난망"

조선비즈
  • 김태환 기자
    입력 2020.02.06 15:28 | 수정 2020.02.06 15:30

    파스퇴르연구소, 최기영 장관에 치료 약물 탐색 계획 밝혀
    中, 길리아드의 에볼라 치료제 1⋅2기 건너뛰고 3기 임상시험 허가

    국내·외 연구소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을 억제할 수 있는 의약물질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단기간내 치료제 개발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부분 기존에 개발된 항바이러스제나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 이후 개발 중인 항체나 물질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로 적극 이용하자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연구소 등에 따르면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5일 대전 생명공학연구원을 방문해 과학기술계 대응현황을 점검했다. 이 날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최 장관에게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이미 허가한 약물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능을 가진 약물을 찾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방법은 기존에 있는 항바이러스 약물을 우한 폐렴 감염 환자에게도 사용하는 것이다. 과학적 효과를 확인만 하면 이미 다른 질환에 사용 중인 약인 만큼 신약보다 인체 투약 안전성이 높고, 당장 생명을 위협받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현미경으로 본 코로나 바이러스. /질병관리본부 제공
    실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판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갈라져 나온 RNA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메르스, 사스와 사촌지간이다. 실제 유전자 염기서열도 60% 이상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가장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추정되는 중국에서는 에이즈(AIDS) 치료 성분 ‘로피나비르’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에게 투여하고 있다. 에이즈 역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RNA 바이러스 증상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달 24일 확진 판정을 받고 5일 완치돼 퇴원한 2번 환자도 38도의 열이 나고 폐렴 증상을 보여 지난달 26일 로피나비르 성분이 들어간 약을 투여받았다. 이후 병세가 호전됐다. 하지만 주치의는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증세 호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말라리아 치료 성분 ‘클로로킨’ 역시 과거 사스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확산될 경우 긴급 사용 가능할 수 있는 약물 후보군이다. 아직 허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에볼라 치료제로 미국에서 임상 개발 중인 길리아드의 ‘램데스비르’ 역시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경제관찰망 등 중국언론들은 우한시 진인탄의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760명 이상을 상대로 3기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6일 보도했다. 1기와 2기 임상을 건너뛰고 곧바로 3기 임상시험에 들어간 것은 드물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의 다급함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항바이러스제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수 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중국⋅프랑스⋅싱가포르⋅독일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질본은 백신·치료제 개발 등을 위해 이를 과학계와 공유할 계획이다.

    우선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이 바이러스를 분양받아도 실험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을 확보해야 하는만큼 최소 2주간의 배양기간을 갖는다.

    배양이 끝나면 바이러스를 이용해 감염된 세포를 만들고 약물을 하나씩 대조한다. 이렇게 약물을 대조하고 검증하는 절차와 분석 방법 등은 사전에 수립하게 되는데 이 기간만 최소 5개월은 소요된다. 약물 대조기간은 약물의 수에 따라 무한대로 늘어난다.

    이러한 기간을 거쳐야 임시방편으로 최소한의 인체 투약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신종 코로나 대항마를 찾을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항체를 찾는 일이지만, 신약의 경우 개발기간만 최소 10년이 필요하고, 2상·3상 임상시험을 향후에 받는 조건부 허가를 받는다고 해도 최소 4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국내 바이오벤처 앱클론도 항체발굴기술인 ‘NEST’를 활용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결합하는 항체를 찾기로 했다. 질본 산하 국립보건원도 분리한 바이러스를 이용해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다국적제약사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는 보유하고 있는 항원 보강기술을 통해 호주 퀸즐랜드대학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백신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백신 효과를 증강시켜 백신을 만들때 필요한 항원 양을 감소시킨다.

    우한 폐렴 치료제나 백신의 단기 상용화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의료계의 관측이다. 메르스, 사스 발병 이후 수 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메르스, 사스 치료제가 없는 이유와도 같다. 개발 완료 시점에 이미 유행이 지나버리는 경우가 많아 업계가 적극적인 개발에 뛰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가 새로 발생하지 않는 만큼 개발 비용 대비 이익 환수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긴급한 환자들에게 사용하기 위해 기존에 있는 약에서 효과가 있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최선의 방책"이라면서 "이 과정만해도 오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치료제가 나온다기 보다 사회적으로 감염병에 대한 안전 장치를 준비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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