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쉬고 오세요”... 우한폐렴에 무급휴직 권하는 항공사

조선비즈
  • 최지희 기자
    입력 2020.02.06 14:14 | 수정 2020.02.06 14:49

    ‘日 불매운동’ 이어 ‘우한 폐렴’에 항공 수요 급감
    항공업계, 희망자 무급휴직 실시해 비용 절감나서
    항공사별 최소 15일부터 최대 2년 필수 휴직까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중국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항공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2위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이 ‘희망 휴직’을 실시한다. 지난달 LCC 1위 제주항공이 무급 휴가를 단행한 데 이어 여객 수요가 급감한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전날 사내 게시판에 오는 19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휴직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신청자는 3월 한달 동안 임의로 휴직 기간을 정해 쉴 수 있도록 했다. 에어서울은 오는 5월까지 희망자에 한해 2주~3개월의 단기 휴직 신청을 받는다.

    티웨이항공 측은 "항공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임직원들이 유연 근무를 할 수 있게 한 것"이라며 "그간 근무를 서면서 하지 못했던 자기계발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차원으로, 신청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한 중국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연속된 악재가 겹쳐 퇴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경영 상황이) 어렵다"며 "수입 증대가 어려우면 비용 절감을 통해 수지를 개선해야 하므로 회사는 기재운영과 투자계획을 재조정하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등 비용 절감에 매진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과 환율 및 유가 상승 등의 악재로 타격을 입은 국내 항공사들은 최근 우한 폐렴 사태까지 겹치며 여객 수요가 절반 이상 급감하는 위기를 맞았다. 특히 LCC들은 작년 일본 여객 수요 감소에 대응해 중화권 노선을 확대해왔으나, 현재 이 노선 대부분은 전염 우려와 수요 감소로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업황이 갈수록 악화할 것으로 내다보는 항공업계는 저마다 비용절감 방안으로 희망 휴직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대한항공은 작년 11월부터 창립 이후 처음으로 단기 무급 희망 휴직 제도를 실시했다. 운항 승무원과 해외 주재원 등을 제외하고 근속 기간 만 2년 이상의 휴직을 희망하는 직원은 3~6개월 간 휴직할 수 있는 제도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부터 본사 영업직 등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15일에서 최대 2년의 무급 휴직을 필수적으로 신청하도록 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운항·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5~10일짜리 연차에 무급 휴가를 합해 최대 1개월동안 쉴 수 있도록 했으며, 지난해부터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이스타항공도 15일에서 최대 3개월까지 쉬는 무급 휴직 제도를 상시 진행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대부분이 지출하는 고정비 중에는 인건비가 연료비 다음으로 많이 든다"며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무급 휴직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업계에 몸담은 18년 동안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라며 "항공사 입장에선 무급 휴직을 포함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모든 방책을 찾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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