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중국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화장품, 패션 기업들이 매장 문을 줄줄이 닫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중국 전역에 18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우한에 위치한 매장의 경우 중국 정부 관리 지침에 따라 영업을 중단했다. 우한 이외 지역은 지방 정부 지침에 따라 대부분 영업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중국법인 임직원은 이달 9일까지 휴무를 실시하고 주재원의 경우 유급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 주재원 가족도 희망자에 한해 긴급 복귀를 지원한다.

중국 현지 대형 백화점의 ‘후’ 매장

LG생활건강(051900)은 중국 내 브랜드 수 기준 300개가량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우한에도 매장이 일부 있지만 백화점이 문을 닫으면서 모두 임시 휴점했다. 우한 외 지역의 경우 매장이 대부분 백화점과 쇼핑몰에 입점되어 있어 지방 정부 방침에 따라 운영될 계획이다.

중국에 40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이랜드도 휴점을 이어가고 있다. 이랜드는 우한 내 스코필드, 이랜드, 로덴, 오후 등 31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중 86%는 휴점했다. 그룹 측은 "우한 외 다른 중국 매장도 대부분 쇼핑몰과 백화점 내부에 위치해 여러 지방 정부 방침과 상황에 따라 영업을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우한 내 쇼핑몰에서 보브와 스튜디오 톰보이 매장을 각각 1개씩 운영하고 있다. 두 매장 역시 쇼핑몰이 문을 닫으면서 지난 24일부터 휴점에 돌입했다. 회사 상하이 법인의 경우 3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임시 휴무 중이다.

CJ CGV(079160)와 롯데시네마는 중국 영화국이 춘절 기간 모든 영화관의 임시 휴장을 요청하면서 영업을 중단했다. 지난 3분기 기준 CJ CGV는 현지에서 134개 영화관을, 롯데시네마는 12개 영화관을 운영 중이다. CJ CGV는 오는 2일까지 영업을 중단하고 이후에는 상황에 따라 영업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롯데시네마는 영업재개 일자를 무기한 연기했다.

한국 기업들은 동시에 우한 폐렴 확산 저지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우한시가 속한 중국 후베이성 자선 총회에 200만위안(약 3억50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성금은 우한시 의료 시설과 방호 물품을 지원하고, 우한 폐렴 피해 회복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랜드는 중국의 적십자격인 홍십자로부터 마스크 지원 요청을 받아 10만개의 마스크를 중국에 보내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은 영업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면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창 한한령(한류 규제) 폐지에 대한 기대감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이 논의되면서 분위기가 좋았는데 한순간에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기업들도 상황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정부 방침에 따라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