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 흑자보다는 10년 먹거리”… 신성장동력에 집중하는 네이버

조선비즈
  • 박현익 기자
    입력 2020.01.30 13:52 | 수정 2020.01.30 16:01

    "BEP(손익분기점)만을 목표로 한다면 빠른 시간 안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보다는 1~2년 늦어지더라도 장기적인 수익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을 가속화시키고 거래 규모를 늘려나가는 것입니다."

    30일 네이버의 4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웹툰 글로벌 부문의 흑자전환이 언제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박상진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가 내놓은 대답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각종 마케팅, 개발 비용 등으로 영업이익에서 아쉬운 성적을 냈지만 전(全) 사업이 고루 성장하며 ‘매출 6조원 시대’를 열었다. 네이버는 당장 이익률 개선에 급급하기 보다는 신성장동력을 육성하는데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금융, 쇼핑,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키우는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본사./네이버
    이날 네이버는 4분기 실적 발표를 하며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대비 18% 성장한 6조5900억원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 감소한 7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업이익이 지난 4분기 부진하면서 증권사들의 예상치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서는 네이버의 4분기 영업이익이 2250억원일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이보다 23%(520억원) 못 미친 1730억원이었다. 네이버는 "‘라인’ 등 주요 자회사의 마케팅 비용과 투자 확대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실적발표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일회성 비용보다는 네이버의 신사업이 어떻게 추진될 것인가에 집중됐다. 그 중 하나가 한창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웹툰이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지난 4분기 글로벌 MAU(월간 이용자 수)가 6000만명을 돌파했고, 특히 북미에서만 1000만명을 넘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했다. 한 대표는 "미국에서 가장 콘텐츠 소비력이 왕성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랑받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을 해나가는데 탄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 웹툰의 4분기 글로벌 전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늘었고, 이 중 해외 비중은 약 2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해서도 흑자보다는 영역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네이버는 "올해 전년 대비 4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인력 충원과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해 아마 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필요한 곳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곳 위주로 자원을 투입할 것이기 때문에 재무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설립한 네이버파이낸셜은 올 상반기 통장을 출시하고, 이어 네이버 계정을 기반으로 가입할 수 있는 증권·보험 상품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금융 중개 플랫폼의 확장을 통해 수수료를 벌어들이는 수익 구조를 생각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연합
    이번 네이버 실적 개선의 걸림돌이 됐던 자회사 라인은 반전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과다 출혈’의 원인이었던 경쟁사 야후재팬과 올 하반기 경영통합을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해 12월 경영 통합을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며 "라인과 Z홀딩스(야후재팬 운영사)뿐만 아니라 네이버와 소프트뱅크(Z홀딩스의 모회사) 등 4개사가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으로 가장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가 결제시장이다. 두 회사는 일본 간편결제 시장에서 각각 1, 2위 선두주자다. 아직 현금 비중이 절대적인 일본은 올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캐시리스’(cashless·무현금) 기조로 모바일 결제 시스템 확대를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진일보한 변화를 보였다. 네이버는 "지난 3년간 성장을 이끈 영역에서 경쟁이 치열했고 투자 지출이 증가하며 주주 환원율이 예상보다 낮아졌다"며 "경영 환경 변화로 인한 변동을 줄이고 주주 환원규모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고자 한다"고 했다. 네이버는 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자사주 55만주(981억7500만원)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네이버는 또 주주환원 재원의 기준을 당해년도 잉여현금흐름(FCF)의 30%에서 직전 2개년도 평균의 30%로 변경했다.

    네이버는 "배당성향은 별도 당기순이익의 5%를 유지하되 배당 후 남는 잔여 재원을 한도로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활용하도록 바꿨다"며 "이를 통해 직접적인 환원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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