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로는 부족해”… 정용진 부회장도 나선 이마트 상생 스토리

조선비즈
  • 박용선 기자
    입력 2020.01.29 06:00 | 수정 2020.01.29 16:13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13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못난이 감자’ 30톤을 판매했다. /이마트 제공
    "저가에 스토리를 입혀라."

    이마트가 초저가 전략을 넘어 제품에 스토리를 입혀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스토리 주제는 지역 농가와의 상생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강원도 ‘못난이 감자’ 판매에 나섰다. 못난이 감자는 크기가 작아 원래 이마트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던 상품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3일 "강원도 농가를 돕는다"며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못난이 감자를 판매했다. 가격은 900g 기준 780원으로 일반 감자에 비해 약 2배 저렴했다.

    못난이 감자 판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마트는 판매 이틀 만인 14일 강원도 농가로부터 구매한 30톤(t)을 모두 판매했다. 못난이 감자를 포함한 이마트 감자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단순 저가 전략이 아닌 ‘강원도 농가를 돕는다’는 이마트 상생 스토리가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건드린 것이다. 당시 이마트 매장에서 못난이 감자를 구매한 한 고객은 "못난이 감자가 얼마나 싼지, 어떤 상품인지 궁금해 이마트를 찾아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용진(오른쪽) 신세계그룹 부회장. /조선DB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 못난이 감자 스토리에 직접 등장한 것도 주효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가 못난이 감자를 판매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 12일 방송된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강원도 농가에서 버려진 못난이 감자를 사달라"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갑작스러운 전화 부탁을 수락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백 대표와 전화 통화에서 "(못난이 감자 판매에) 한번 힘써보겠다. 고객에게 잘 알려서 제값 받고 팔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며 "안 팔리면 제가 다 먹겠다"고 말했다.

    이에 신세계 오너인 정 부회장이 강원도 못난이 감자를 홍보한 게 소비자 사이 이슈를 끌었고, 이마트 매출 신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부회장은 자신이 만든 음식을 페이스북 등 SNS에 올리는 등 국내 재벌가 중 소통하는 오너로도 유명하다.

    이마트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장수 한우’ 판매 행사도 좋은 성과를 냈다. 이마트는 이 기간 구이용 외 불고기·국거리 등 비인기 장수 한우 부위를 최대 30% 할인 판매했고, 장수 한우 매출은 부위별로 2~10배 껑충 뛰었다.

    이마트24는 27일 ‘3+4 못난이 사과’를 출시했다. /이마트24 제공
    편의점 이마트24도 저가에 상생 스토리를 더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 27일 사과 3개 가격에 4개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가진 ‘3+4 못난이 사과’ 제품을 출시했다. 사과 7개를 묶어 판매하는 이 제품 가격은 3800원으로, 1개당 543원이다. 세척 사과 1개 가격(1300원)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된다. 이 사과는 당도 등 맛은 일반 사과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지만, 착색이 덜 되거나 모양이 울퉁불퉁해 낮은 가격으로 유통되거나 대형마트 등에서 잘 판매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마트24는 지역 농가를 지원한다며 판매에 나섰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을 뿐만 아니라 사과 농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말했다.

    앞서 이마트24는 지난해 7월 출시한 ‘2+3 바나나’로 대박을 터뜨렸다. 1개당 310원꼴인 이 제품 역시 3+4 사과처럼 구부러지고 크기가 달라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특가에 판매했다. 2+3 바나나가 출시된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이마트24의 바나나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고 전체 과일 매출은 13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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