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그래도 오른다… 9억 이하 아파트가 상승 주도"

입력 2020.01.28 03:11

[설 이후 부동산 전문가 전망… 7명 중 6명 "9억 초과는 하락"]

7명 중 5명 "급등은 없겠지만…" - 비강남권·수도권 풍선 효과 "전셋값 불안이 새로운 불씨"
변곡점은 2분기 - 다주택자 절세 매물 쏟아지면 본격적인 하락국면 접어들수도

"작년처럼 급등하긴 어렵지만, 서울은 여전히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므로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비(非)강남, 특히 교통망 확충의 수혜가 기대되는 동북부가 유망하다."

본지가 부동산 전문가 7명을 대상으로 설 이후 수도권 주택 시장 전망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대다수 전문가는 아직 서울 집값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 규제 영향으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과열 지역 집값은 한동안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올랐으면서 교통 여건이 좋아지는 지역은 아직 매력적이란 것이다.

실제 고가(高價) 주택 대출을 봉쇄한 '12·16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집값이 꺾이기 시작했다. 반면, 서울 비강남권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대책 전보다 더 오르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 수원 영통구 '힐스테이트 영통', 성남 중원구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입주권) 등 신축 단지는 두 달 사이 1억원가량 올랐다. 수원 영통·팔달구와 용인 수지·기흥구 등은 아파트값이 매주 0.5%가량 오르며 대책 전보다 더 과열되고 있다.

7명 중 5명, "서울은 오를 것"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7명 중 5명은 설 이후 연말까지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 폭으로는 '0~1%'와 '1~3%'란 응답이 2명씩 있었고, '3~5%' 오를 것이란 의견도 1명 있었다. 이들이 집값 상승을 예측한 근거는 대부분 수급(需給) 원리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울 진입을 원하는 대기 수요나, 인기 지역을 찾는 학군 수요는 풍부한 데 반해 공급 측면에서는 '부족할 것'이라는 심리가 여전하다"며 "작년 하반기 같은 급등은 없겠지만 여전히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설 이후 수도권 주택 시장 전망 그래픽

특히 대출 규제를 안 받는 9억원 이하 아파트가 집값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됐다. 7명 중 6명이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 15억원 초과 아파트와 대출 여력이 줄어든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에 대해서는 6명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전셋값에 대해서는 7명 중 6명이 오를 것이라 응답했는데, 이 중 5명은 3% 이상 오를 것으로 봤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정부 규제로 매매를 포기하고 전세로 눌러앉는 이가 늘어나고 있어 서울 전셋값은 4%가량 오를 것"이라며 "전셋값이 주택 시장 불안을 부추기는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통망 개선 지역 유망"

유망 투자처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으면서 교통망이 개선되고 있는 지역들이 주로 꼽혔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서울 동북선 경전철(왕십리~상계)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개통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며 동대문구 청량리와 은평구를 추천했다. 청량리는 GTX-C 노선이 지나고 동북선 제기동역과 한 정거장 거리다. 은평구는 GTX-A 노선이 지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도 교통망이 개선된다는 이유로 중랑구 상봉동과 망우동을 추천했고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수원을 추천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서울 노원구, 강서구 등지 5억원 미만 아파트를 추천했고, 심교언 교수는 간접 투자 상품인 리츠(부동산투자신탁)를 추천했다.

다주택자 節稅 매물이 변수

전문가들은 다(多)주택자들의 절세(節稅) 매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올 2분기가 서울 주택 시장의 방향을 결정짓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정부는 12·16 대책을 통해 오는 6월 말까지 다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내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를 줄여주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추산에 따르면 서울에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는 약 12만8000가구다. 정부는 절세 매물이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집값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지영 소장은 “정부가 계속해서 보유세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급매로 집을 내놓으려는 다주택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나와 있는 급매물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까지 더해지면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4월 말 시행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4월 총선 결과도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 매입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고종완 원장은 “서울 집값이 6년 연속 오른 적이 없는데, 올해는 상승 7년 차를 맞게 되고 글로벌 부동산 경기도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며 내년 이후 매입할 것을 추천했다. 김덕례 위원(신중히)과 양지영 소장(천천히)도 매입 시점을 추천하진 않았지만 신중론을 폈다. 반면,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와 고준석 교수는 “자금 계획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사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을 추가 대책으로 전월세 상한제, 세입자 보호 장치와 대출 규제 확대 등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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