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개편안 불공정”... 대한항공, 공정위 조사 받는다

조선비즈
  • 최지희 기자
    입력 2020.01.27 10:00

    불공정거래·약관법 위반 등 신고 줄이어
    "마일리지 개편안, 소모 마일리지 늘리고 적립률 줄여"
    美 동부 공제 마일리지 퍼스트 69%·비즈니스 44% 증가

    대한항공(003490)이 지난달 13일 발표한 마일리지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해 회사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신고를 당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됐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약관법 위반 등에 대한 신고도 줄이어 예정된 상황이다.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이 독점규제와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불공정 거래 행위에 해당한다며 지난 20일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개편안에 따르면 항공권을 살 때 필요한 마일리지는 더 늘어나고 탑승 후 쌓이는 마일리지는 크게 줄어든다"며 "이는 공정거래법에 명시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3일 대한항공은 스카이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조선DB
    이들은 "마일리지는 소비자가 다양한 경제 활동을 통해 적립한 재산권이므로 대한항공에는 소비자가 자유롭게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사용하게 할 채무자의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개편안과 관련해 심결례 등을 살펴보고 있으며, 신고가 들어온 건은 원칙에 따라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의 신고는 잇따를 전망이다. 법무법인 태림 소속 변호인단은 대한항공 소비자 신청인단을 대리해 오는 29일 공정위에 약관심사를 청구한다. 당초 변호인단은 12일까지 피해자를 모집 받고 심사 청구를 접수할 예정이었지만, 희망 신청자가 늘어나면서 기한을 27일까지 늘렸다. 23일 기준 1700여명이 공동 신청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동우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는 "마일리지는 항공사가 고객에게 호혜적으로 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의 재산권"이라며 "약관규제법에는 신의성실 원칙을 위반해 공정성을 잃은 경우 약관조항을 무효로 하고 있으므로 대한항공의 개정 약관은 무효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대한항공은 2021년 4월부터 시작하는 마일리지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공정위가 요구해 온 항공권 복합 결제(돈과 마일리지를 섞어서 항공권을 사는 방식)를 시범 도입한다는 것이었지만, 핵심은 항공권을 사는 데 들어가는 마일리지 기준과 적립 제도를 대폭 바꾸는 내용이었다.

    소비자들이 가장 반발하는 부분은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 거리’로 바꾸면서 아시아를 벗어난 대부분 지역을 갈 때 필요한 마일리지를 늘린 점이다. 예컨대 현재 인천 취항 노선 중 거리가 가장 먼 북미 동부지역은 이번 개편으로 일반석은 29%, 비즈니스는 44%, 퍼스트 좌석은 69%가량 공제 마일리지가 늘었다.

    인천~시카고의 경우 비즈니스 편도 항공권을 사려면 현재는 6만2500마일이면 되지만, 개편 후에는 9만마일을 써야 한다. 일반석에서 비즈니스로 승급할 때 들어가는 마일리지도 4만마일에서 6만2500마일로 약 56% 증가했다.

    반면 소비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코노미석의 마일리지 적립률은 기존 보다 낮췄다. 여행사 단체 할인가에 적용되는 항공권(G)의 적립률은 80%에서 50%로 낮아진다. 얼리버드 특가·여행사 땡처리 티켓 등의 할인이 적용되는 등급(Q, N, T)은 적립률이 70%에서 25%로 내려간다. 일반적인 항공권 가운데 등급이 가장 낮은 K등급과 출발일 변경이 되지 않는 항공권(L, U)의 적립률도 100%에서 75%로 깎인다.

    개편안이 ‘개악’이라고 비판하는 대한항공 회원들은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는 시점인 내년 4월 이전에 보너스 항공권을 발권받기 위해 보너스 좌석 선점에 나섰다. 대한항공 홈페이지 ‘보너스 좌석 상황’을 보면 인도네시아 발리행 출발편은 올 연말까지 비즈니스 보너스 좌석이 남아있는 날짜가 열흘 안팎에 불과하다. 뉴욕, 파리와 같은 장거리 인기 노선도 긴 연휴와 8월 휴가철에는 상위등급 좌석이 대부분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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