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인기끄니 한 회분 3부로 쪼개… 지상파 편법 중간광고에 대책 無

조선비즈
  • 이경탁 기자
    입력 2020.01.22 06:00

    SBS가 지난 17일부터 금요일과 토요일에 방영하는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회당 3부로 나누어 방송을 시작했다. 프로야구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가 단 4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예상 외 흥행을 하자 쪼개기 방송을 시작한 것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차라리 야구처럼 9이닝으로 나눠 방송하라"면서 조롱까지 한다.

    2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의 쪼개기 편성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방송사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광고수익 확보를 위한 차원이다. 사실상 중간광고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상파 채널이 케이블 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처럼 중간광고를 넣을 수 없기에 아예 회차를 나누어 그 사이에 일명 ‘프리미엄 광고’(PCM, 유사 중간광고)를 적용하고 있는 것. 지상파 인기 예능과 드라마 다수 프로그램이 이러한 편성 전략을 보이고 있다.

    한 회분을 3부작 쪼개기로 편성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SBS
    MBC ‘나 혼자 산다’, SBS ‘미운우리새끼’ 등 인기 예능이 대표적이다. 1부가 끝난 뒤, 프리미엄 광고가 등장하고 2부가 새로 시작하는 식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3부로 나눈 프로그램까지 등장하고 있다.

    SBS는 지난해 처음으로 배우 이승기와 수지가 출연한 드라마 ‘베가본드’를 회당 3부로 나눠 방송했다. 이를 미운오리새끼로 확대하더니 최근 스토브리그까지 3부로 나눈 것이다.

    교육방송인 EBS마저 이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EBS는 2019년부터 ‘고양이를 부탁해’, ‘극한직업’, ‘다문화 고부열전’, ‘세계테마기행’,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한국영화 특선’ 등 6개 프로그램을 쪼개고 프리미엄 광고를 적용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지상파 프리미엄 광고 프로그램은 2017년 37개에서 2019년 9월 72개로 3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KBS의 경우 같은 기간 증가율이 4.8배로 MBC(2.2배)보다 높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피해는 시청자들이 떠안게 된다는데 있다. 한 시청자는 "프리미엄 광고로 인해 방송 몰입도가 떨어지고, 방송사에 대한 증오도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청자도 "지상파 방송사가 이런식으로 편법 광고를 한다면, 중간광고 허용 논의도 나와서는 안된다"고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정부과천청사 현판. /조선DB
    그러나 관련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프리미엄 광고는 현행법 상 위반이 아니므로 규제를 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되레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에 앞장서고 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중간광고 등 광고규제 문제는 산업활성화 측면도 있지만 서비스별 규제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에서 반대 여론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신속하게 규제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은 지난해부터 진행된 방통위의 정책으로, 올해 안으로 규제를 푸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상파 방송사 입장에서 중간광고가 허용된다면 현재 프리미엄 광고보다 높은 단가의 광고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등 지상파사업자 중심의 방송정책은 KBS와 그 외 사업자의 구분,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의 규제 이원화 등 방송시장 구조를 정비하고 난 후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지상파 방송사에서 중간광고를 허용해달라고 하지만, 이미 실실적으로 편법적 중간광고를 하고 있다"며 "주파수 활용 혜택 등 종편, 케이블 등 다른 방송사에 비해 혜택 받는 부분을 먼저 내려놓은 다음 중간광고 허용을 논의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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