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별세] 농심·푸르밀... 신격호 회장 별세에 주목받는 범롯데家 기업들

조선비즈
  • 김은영 기자
    입력 2020.01.20 11:35 | 수정 2020.01.20 11:41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에 동생들이 경영하는 방계(傍系)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10남매(5남 5녀) 중 장남인 신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뒤 1966년 한·일 수교를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 사업을 확장했다. 사업 초기엔 형제들이 경영에 참여했으나, 크고 작은 갈등으로 사이가 멀어졌고 이후 방계기업들이 생겨났다. 한때 사이가 소원해졌던 형제들은 신 명예회장이 별세한 지난 19일 서울아산병원에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

    (왼쪽부터) 신춘호 농심 회장,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조선DB
    둘째 남동생인 신춘호 회장이 이끄는 농심은 신 명예회장과 라면 사업을 두고 갈등을 벌이다 설립된 회사다. 신춘호 회장은 1962년 일본 롯데 이사를 지내며 신 명예회장을 돕다가 1965년 한국에 돌아와 롯데공업을 설립하고 라면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신 명예회장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했지만, 신춘호 회장은 사업을 고집했다.

    결국 신 명예회장은 '롯데'라는 사명을 쓰지 못하도록 했고, 신춘호 회장은 1978년 농심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두 형제는 수십 년간 왕래하지 않았다. 농심은 새우깡, 신라면, 너구리 등을 히트시키며 국내 대표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막내 남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오랫동안 신 명예회장과 일하다 독립했다. 신준호 회장은 롯데건설과 롯데제과의 대표이사를 지냈고, 1996년 롯데햄·우유 부회장에 올랐다. 하지만 1996년 부동산실명제가 도입된 후 두 형제는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의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 소송을 치르게 된다. 결과는 형의 승리였다.

    이후 신준호 회장은 그룹의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고,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할된 롯데우유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어 롯데의 브랜드 사용 금지 요청에 따라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막내 여동생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도 신 명예회장과 송사를 벌였다. 신 명예회장은 신정희 부회장의 남편 김기병 회장이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에 지분 관계없이 롯데 로고를 사용하도록 허락했는데, 롯데그룹이 2007년 일본JTB와 합작해 롯데JTB를 세우면서 롯데 로고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 롯데관광개발은 로고 없이 이름만 사용하고 있다.

    2013년에는 동화면세점이 롯데의 경쟁사인 신라면세점에 일부 지분(19.9%)를 매각해 롯데를 곤란하게 했다. 동화면세점은 1973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시내면세점으로,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최고 명품이 모두 입점한 고급 면세점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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