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전세대출 규제 시작… 전셋집 옮겨도 대출연장 못한다

입력 2020.01.20 03:20

무주택자도 전세대출 받은 뒤 9억 넘는 집 사면 즉시 돈 갚아야
지방 발령나 전셋집 구할때도 내집으로 월세 받으면 대출 안돼

20일부터 시가 9억원 넘는 집이 있으면 전세 대출을 못 받는다. 전세 대출을 받은 뒤에 9억원 넘는 집을 사면 전세 대출이 즉각 회수된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12·16 부동산 대책의 핵심 내용으로, 9억 이상 '고가 주택'을 한 채라도 갖고 있으면서 다른 집에 전세를 살고 있거나, 전세를 끼고 고가 주택을 사는 사람들을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세력으로 규정한 조치다.

이제까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1주택자=실수요자'라고 봤지만, 이번에 그 전제를 허물었다. KB국민은행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가격 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해당하는 가격)이 8억9751만원으로 9억원에 육박한다.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중위가격이 48.9%(2억9484만원) 급등했다.

20일 이후 신규 시행되는 전세 대출 규제
이번 규제의 핵심 타깃은 9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로, 서울에 아파트 가진 사람의 절반 정도가 여기 해당한다. 20일 이전에 9억원 넘는 집을 가지고 있는데 전세 대출을 받은 경우, 만기 때 동일 전셋집에서 대출 증액 없이 계속 거주하는 경우엔 대출이 연장된다. 그러나 전셋집을 옮기거나 전세 대출금을 증액해야 하는 경우는 만기 연장이 안 된다. 신규 대출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최근 전셋값 상승 추세를 감안할 때 상승분 전액을 자력으로 부담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 생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4월 20일까지 한시적으로는 집을 옮길 때 전세 대출 만기 연장이 허용된다.

예컨대 서울의 9억원 넘는 아파트를 월세로 주고 지방에 전세로 살고 있는 A씨는 근무지를 옮기게 돼 타 지역에서 전세를 구해야 할 경우, 12·16 부동산 대책에 막혀 대출을 못 받게 된다. 정부는 직장 전근이나 자녀 교육 등의 사유를 예외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 경우에도 자가(서울 아파트)와 새로 구할 전셋집 모두에 실거주해야 한다는 요건이 붙는다. 서울 아파트에 타인이 거주하며 월세를 받고 있기 때문에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서울 강북의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가 자녀 교육 문제로 강남·목동 등지로 전세를 구해 이사하려는 경우는 같은 도시 내 이동이어서 원천적으로 전세 대출이 안 된다. 수도권에 살다가 자녀 교육 문제로 서울로 이전하는 경우에도 자가와 전셋집 모두 살아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 못 한다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9억원이 안 되는 집을 한 채 가진 사람이라면 이번 규제를 피해갈 수 있을까. 일단 전세자금 대출은 가능하다. 또 규제 시행(20일) 이전에 최초 대출을 받았고,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에 시세가 9억원이 넘어간다면 연장도 허용된다. 그러나 완전히 안심하긴 이르다. 이달 20일 이후 집값이 9억원이 안 돼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다가오는 만기 때 시세 9억원 이상이면 대출 연장이 안 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지 어떻게 아느냐. 점쟁이라도 돼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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