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별세] 막 내린 '대기업 창업 1세대' 시대

조선비즈
  • 안소영 기자
    입력 2020.01.19 17:04

    신격호(사진) 롯데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숙환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끈 재계 1세대들의 시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재계 1세대로는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고 이병철 삼성회장·고 구인회 LG명예회장·고 최종현 SK 회장·고 조중훈 한진 회장·고 김우중 전 대우회장·고 신격호 롯데 회장 등이 꼽혀왔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해 12월 18일 영양공급 치료 목적으로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한 뒤, 이달 18일 밤부터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뒤 세상을 떠났다. 일본에 출장중이던 신동빈 롯데 회장도 바로 귀국해 아버지인 신 명예회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1921년 경남 울산 둔기리에서 태어난 그는 1942년 일본으로 건너가 고학으로 와세다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48년 일본 도쿄에서 껌 제조사 ㈜롯데를 세웠고 초콜릿, 캔디, 아이스크림, 비스킷 등으로 확장, 종합제과업체로 키워냈다.

    그는 일본의 귀화 제안을 물리치고 한일 국교정상화 후인 1967년 한국에서 ‘롯데제과’로 투자를 시작해 유통·관광·건설·석유 사업으로 다각화했다. 그는 롯데를 90여개 계열사, 매출 100조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키웠다.

    그는 노후에는 아들인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다툼과 정신·건강상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거동 및 의사소통이 불가능했지만, 두아들의 분쟁으로 소공동과 잠실로 거처를 계속 옮겨왔다. 말기에는 건강 악화로 유동식과 수액 등으로 영양분을 공급 받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10대 그룹 창업자 중 유일하게 생존해있던 신 명예회장이 타계하면서 한강 기적의 주역인 대기업 창업 1세대 시대가 저물었다는 평이 나온다.

    앞서 구인회 LG 창업 회장(1969년),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1987년), 최종현 SK 창업회장(1998년)은 2000년 전 별세했다.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은 2001년, 대한항공 창업주인 조중훈 한진 회장은 2002년 타계했다. 지난해에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롯데는 창업 2세대인 신동빈 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3·4세대 경영 시대가 열렸다. 3세대 경영인은 허창수 GS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LG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광모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4세대 경영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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