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살 수 있는 상비약 8년만에 늘어날까...올해 품목조정 회의 예정

조선비즈
  • 장윤서 기자
    입력 2020.01.18 06:00

    보건복지부, 2년만에 안전 상비의약품 품목 조정 회의 개최 방침
    약사 등 반대에 13품목 제자리... 디지털 유통 혁신에 한계 지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한 대형 체인 드럭스토어에 의약품이 진열돼 있다. 식품 잡화도 판다. /장윤서 기자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상비약 품목이 올해 8년만에 처음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편의점에서도 2012년 11월부터 상비약을 팔 수 있도록 허용됐지만 실제 판매되는 품목은 규제에 묶여 타이레놀 훼스탈 등 13품목으로 변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7일 "올해 안에 ‘안전상비 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편의점에서 팔 수 있는 상비약 품목을 조정하는 회의를 2018년 8월 이후 2년여만에 처음 여는 것이다.

    윤병철 복지부 약무정책과 과장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 계획은 잡혀 있지 않지만, 품목 조정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상비약 제도의 취지는 심야시간 혹은 주말에 약을 구매할 수 없을 경우 국민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직역(職域)단체 갈등과 국민 불편을 봉합하고, 의약품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전제하에 안전 상비약 품목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이 회의가 열린다고 편의점에서 팔 수 있는 상비약 품목이 늘어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보건복지부는 편의점 상비약 판매가 시작된 이후 2017년과 2018년 2년간 모두 6차례에 걸쳐 상비약 품목 조정을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약사회 등의 반발에 부딪혀 품목을 늘리지 못했다.

    약사단체는 안전상비약 제도 도입 후 의약품 부작용 급증 등을 이유로 품목 확대를 반대해왔다. 약사회는 편의점 상비약 판매 확대 대신 공공 심야약국 법제화 카드를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비약이 크게 늘고 있고, 이를 디지털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들이 손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가속화되는 해외와 대비되면서 지금처럼 13품목에 묶여서는 국내 제약 유통 혁신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미국은 3만여개, 일본은 2000여개 상비약을 처방전 없이 일반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구입 가능하다. 일본은 이 같은 상비약을 1만여개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중국에서는 베이징시가 2018년 12월 감기약 등 62가지 의약품과 체온계, 혈압계 등 35가지 의료기기의 편의점 판매를 허용했다.

    특히 중국에선 핑안보험 계열 헬스케어 업체가 상비약 100여종이 구비된 자판기를 2018년말부터 깔기 시작했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심야에도 약을 배달 받을 수 있는 서비스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현행 약사법 제44조의 2에 따르면 안전 상비의약품은 일반의약품 중 주로 가벼운 증상에서 시급하게 사용하며 환자 스스로 판단해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경제정의실천연합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기존 품목 외에 추가로 제사제, 지사제, 항히스타민, 화상치료제, 소독약 등도 편의점 상비약에 추가돼야 할 약으로 기대한다. 현재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상비약 13품목은 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류 등 4종류다.

    일각에선 특정 진통제나, 감기약만 판매하도록 한 현재 제도가 공정거래에 위반된다는 지적도 한다. 실제 해열 진통제인 타이레놀 외에도, 애드빌 등 다양한 진통제가 있지만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진통제는 타이레놀 4품목과 어린이부루펜시럽 한 품목 뿐이다.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지만 편의점 상비약 품목 수는 제한돼 있어 소비자들의 불편이 또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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