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트윈타워(BC카드 사옥) 20층에 입점해 있는 작은 규모의 GS25 편의점. 6평 남짓한 공간에 과자·음료수·커피 등 280여종의 상품이 빼곡히 진열돼 있었다. 그러나 주변 어디에도 점원이나 계산대가 없다. 50~60㎝ 간격으로 천장에 촘촘히 달린 카메라와 지하철 개찰구처럼 생긴 자동 출입문만 있었다. 바나나 우유를 하나 들고 무작정 가게를 나왔다. 3초 뒤 들고 있던 스마트폰에 메시지 알람이 울렸다. '1400원 정상승인, GS25을지스마트점'.

14일 서울 중구 을지트윈타워 20층에 있는 무인 자동결제 편의점 'GS25 을지스마트점'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GS리테일이 BC카드와 손잡고 무인(無人) 자동결제를 완벽히 지원하는 첨단 편의점을 14일 선보였다. 매장에 들어갈 때 BC카드의 모바일 결제 앱(BC페이북)으로 QR 코드만 찍고 들어가면 된다. 이후 물건을 집어 자동 출입문을 나오기만 하면 된다. 줄을 설 필요도, 따로 계산할 필요도 없다. 가게를 나서면 들어올 때 찍은 모바일 앱과 연동된 카드로 결제가 이미 끝나 있다.

자동결제 비결은 매장에 달린 32대의 '딥러닝' 카메라와 상품 진열대마다 설치된 300여개의 무게·압력 감지 센서다. 딥러닝 카메라는 매장 내 고객들의 동작을 분석하고, 손에 든 상품 이미지를 수집해 온라인상(클라우드 서버)에 있는 인공지능(AI)에 보낸다. 1g 단위 변화도 잡아내는 무게·압력 감지 센서가 진열대 바닥마다 설치돼 있어 고객이 어떤 상품을 몇 개 잡았는지를 체중계 방식으로 분석해 AI를 지원한다. AI는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매출과 고객 특성을 분석해 상품을 주문하는 등 '점주' 역할을 한다. 하지만 완벽한 무인 시스템은 아니다. 진열대에 상품이 거의 떨어질 때가 되면, 직원이 와서 채워 넣는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을지스마트점을 기점으로 기술 테스트와 고도화를 거쳐 앞으로 일반 가맹점에도 관련 기술들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통업체의 무인 매장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작년 9월엔 이마트24가 경기도 김포시에 무인 결제 매장인 '셀프스토어 김포DC점'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