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파트 사업 어려워요"… 산단·오피스 개발 뛰어드는 디벨로퍼들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20.01.14 10:26 | 수정 2020.01.14 11:25

    부동산 개발업체(디벨로퍼)가 아파트 개발사업을 잠시 뒤로 미루고, 산업단지와 오피스 등을 개발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 등으로 아파트 개발 사업을 추진해봤자 이전보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디벨로퍼들이 규제에 꽉 막힌 공동주택 개발 사업 대신 산업단지나 오피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이철원 기자
    14일 시행업계에 따르면 디벨로퍼 1세대인 김언식 회장의 신삼호는 경기도 용인 지곡일반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이곳에는 이미 미국 반도체 업체인 램리서치의 연구개발(R&D)센터가 입주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용인 처인구에 터를 잡기로 했고, 인근에 기흥·화성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 있어 집적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삼호는 이곳 지원시설용지에 지식산업센터를 분양하는 등의 계획을 짜고 있다.

    문주현 회장이 이끄는 MDM은 서울 서초구 옛 정보사령부 자리를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오피스타운으로 개발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문 회장은 오피스타운의 콘셉트를 잡기 위해 지난해 말 미국 실리콘밸리를 다녀오기도 했다.

    MDM은 지난해 광진구 한강호텔을 고급 주거지로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정부 규제에 막혀 분양 콘셉트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올해 서초구 반포동 KT 부지에 도시형생활주택 140가구와 부산 해운대구 KT부지에 아파트 351가구와 오피스텔 111실 등을 공급하지만, 예년보다 주거시설 분양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피데스개발은 최근 김승배 사장이 프롭테크(부동산 첨단기술)에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활동에 나섰다. 김 사장은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과 안성우 직방 대표 등과 한국프롭테크포럼을 만드는데 주도적으로 나서 새로운 부동산 트렌드를 사업에 접목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DM, 신영, DSD삼호 등과 함께 1세대 디벨로퍼로 꼽히는 더랜드도 최근 동탄 지식산업센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영 역시 최근 자산운용업 등 신사업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벨로퍼들이 아파트 개발 사업을 중단한 건 아니다.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곳은 지방이라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디벨로퍼의 주요 수익원이 됐던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을 받으면서 분양사업성이 크게 떨어져 아파트 이외에도 다른 개발사업을 고민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시행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사업을 할만한 땅이 줄어드는 데다 과거 도급사업 위주였던 대형건설사들의 사업 영역이 토지를 사들여 직접 시공해 집을 파는 자체사업으로 확대돼 쓸만한 땅을 찾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부동산개발사업의 청사진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최근 매우 분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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