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위워크의 몰락… 국내 유니콘도 돈 벌어야 살아남는다

조선일보
  • 양모듬 기자
    입력 2020.01.13 03:09

    [국내 유니콘 10곳 중 5곳 적자]

    기업가치 1200억달러라던 우버, 상장 후 580억달러까지 떨어져
    공유 오피스 위워크는 상장 실패… 기업가치 80억달러로 폭락
    공격적인 투자와 확장나선 쿠팡, 작년에만 1조원대 적자
    K뷰티·게임 관련 유니콘도 중국 매출 꺾이면서 고전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에 4조6000억원이라는 거금에 팔리면서, 국내 유니콘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니콘은 기업 가치가 미화 10억달러가 넘는 비(非)상장 기업을 말한다. 이런 기업이 상상 속 동물 유니콘처럼 희귀하다는 뜻을 담아 미국 벤처캐피털 '카우보이 벤처스'의 창업자 에일린 리가 2013년 처음 사용했다. 유니콘은 시가총액으로 기업 가치를 말하는 상장사와 달리, 투자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평가된 기업 가치를 두고 규모를 따진다. 대기업에 인수되거나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유니콘 명단에서 빠진다.

    우버, 상장할 때는 좋았지만… - 지난해 5월 10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우버 직원들이 상장을 축하하는 모습. 상장 당일 824억달러였던 우버 시가총액은 최근에는 580억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스타트업계와 벤처캐피털업계에서는 유망 스타트업에 대해 무작정 장밋빛 전망을 하거나,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하던 분위기가 차츰 사그라들고 있다.
    우버, 상장할 때는 좋았지만… - 지난해 5월 10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우버 직원들이 상장을 축하하는 모습. 상장 당일 824억달러였던 우버 시가총액은 최근에는 580억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스타트업계와 벤처캐피털업계에서는 유망 스타트업에 대해 무작정 장밋빛 전망을 하거나,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하던 분위기가 차츰 사그라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아한형제들 매각으로 한국 유니콘 기업은 11개에서 10개로 줄었다. 전 세계 유니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로 미미하지만, 국가별 순위는 상위권(6위)이다. 유니콘 보유 1·2위인 미국(214개). 중국(101개)에는 한참 부족하지만, 3~5위인 영국(22개), 인도(19개), 독일(12개)을 추격 중이다. 온라인 쇼핑 천국, K뷰티의 나라답게 전자상거래(3개·30%)와 화장품(2개·20%) 분야 유니콘이 많은 점도 특징이다. 인터넷 강국인 미국은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분야(42개) 유니콘이 전체의 20%, 금융이 발달한 영국은 핀테크 유니콘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중국 유니콘은 전자상거래(21%)와 인공지능(12%)의 비율이 높다. 시장조사 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유니콘 기업은 438개(6일 기준)로, 이들의 기업 가치를 합하면 1조3370억달러(약 1553조원)에 달한다. 단순 비교할 순 없지만, 그 규모를 어림잡기 위해 주요 국가의 국내총생산(GDP)과 같이 놓고 보면, 세계 14·15위인 스페인(1조4262억달러), 멕시코(1조2239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각양각색 창업자… '8전 9기' '모텔 청소'

    국내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 순으로 쿠팡, 크래프톤, 옐로모바일, 위메프, 비바리퍼블리카, 무신사, L&P코스메틱, GP클럽, 에이프로젠, 야놀자 등이다. 업종도, 탄생 배경도 각양각색이다.

    지난해 유니콘으로 평가받은 무신사는 2001년 고3이던 조만호씨가 프리챌에 개설한 운동화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으로 출발했다. 현재 3500여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지난해 거래액 9000억원을 기록했다. '메디힐'이라는 마스크 팩으로 더 유명한 L&P코스메틱은 장년 창업의 대표적인 예다. 화장품 회사 출신인 권오섭 회장이 50살이던 2009년 창업했다.

    한국 유니콘 기업 현황 그래프

    송금앱에서 출발한 종합 금융 플랫폼 토스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실패를 8번 거듭하다 9번째 도전한 사업 아이템이다. 반면 총 쏘는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을 창업한 장병규씨는 인터넷 기업 '네오위즈'(1997년), 국산 검색엔진 '첫눈'(2005년) 등 창업에서 줄줄이 성공을 거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연쇄 창업가다.

    위메프는 2010년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서울대의 첫 비(非)운동권 총학생회장이라는 이색 타이틀을 가진 허민씨가 창업했다. 모텔 예약 사이트에서 숙박 여가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난 야놀자는 모텔 청소부였던 이수진 대표가 설립했다.

    ◇국내 유니콘 10곳 중 5곳은 적자

    국내 유니콘의 올해 숙제는 '수익성'이 될 전망이다. 유니콘 절반가량이 아직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투자와 확장에 나선 쿠팡은 누적 적자가 2018년 말 기준 3조원에 육박했고, 지난해에도 1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 연합'인 옐로모바일은 설립 2년 만인 2014년 쿠팡에 이어 '한국 유니콘 2호'로 이름을 올렸지만, 2년 연속 외부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벤처회사와 지분을 교환하면서 한때 계열사 130여개를 거느릴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양적 성장에 몰입하면서 지난 2018년 순손실 1180억원을 기록한 탓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018년 매출액은 548억원으로 전년(206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지만, 순손실도 391억원에서 445억원으로 늘었다. 간편 결제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흑자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수익을 내던 국내 유니콘의 실적도 하락하는 추세다. L&P코스메틱과 GP클럽은 중국에서 K뷰티 열기가 식으면서 매출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크래프톤도 '배틀그라운드' 인기가 식으면서 올해 매출 감소가 점쳐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유니콘 가치 논란

    우리보다 창업 생태계가 먼저 조성된 미국에서도 지난해부터 '빨리 크는' 유니콘 보다 '돈 버는' 유니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 벤처캐피털 대표는 "상장 후 기업 가치가 크게 떨어진 우버, 상장에 실패한 위워크 등의 사례가 유니콘이 주식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승차공유 서비스인 우버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 가치가 12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상장 당일 시가총액은 824억달러에 그쳤고, 최근에는 580억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3년간 100억달러가 넘는 누적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탓이다.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는 지난해 초 기업 가치를 470억달러로 평가받았지만, 현재는 80억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사업 모델이 예상보다 수익성이 낮고, 비용이 높다는 점이 지적됐다.

    ☞유니콘

    기업 가치가 미화 10억달러가 넘는 비(非)상장 기업. 시가총액으로 기업 가치를 말하는 상장사와 달리, 투자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평가된 기업 가치를 두고 규모를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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