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가 주름잡던 온라인 매출채권 담보대출, 은행들 속속 가세

조선비즈
  • 연지연 기자
    입력 2020.01.12 08:00

    11번가나 티켓몬스터 등 전자상거래 기반 판매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시중은행의 대출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는 일종의 선(先)정산 금융상품이다. 금융사가 일정이자(수수료)를 받고 매출채권을 담보로 입점업체에 미리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시중은행은 이 시장에 관심이 없어 전자상거래 기반 판매사업자들은 P2P업체 등을 이용해왔다.

    국민은행은 오는 3월부터 무신사 입점 사업자를 위한 대출상품 ‘셀러론’을 출시한다. 판매자가 물품을 판 뒤 무신사로부터 받을 정산 예정금액을 국민은행이 판매자에게 먼저 주고, 이후 판매자를 대신해서 정산일에 해당 정산금을 무신사로부터 받는 방식이다. 판매자가 물건을 팔고 정산을 받기까지는 며칠에서 몇 주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이 기간에 급전이 필요한 판매자를 위한 상품이다.

    국민은행은 무신사의 신용등급을 적용해 셀러론 대출이자를 연 5% 안쪽으로 책정했다. 신용등급이 6~7등급인 판매자라도 같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지난해 무신사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국민은행은 신용등급 산정, 시뮬레이션 등을 거쳐 신용평가모델을 완성했다.

    조선DB
    국민은행은 이미 위메프에서 셀러론을 판매하면서 시중은행 중에선 관련 시장을 선점했다. 대출을 시작한 2018년 11월 이후 지난해까지 200억원가량을 대출했다. 국민은행은 앞으로도 새로운 전자상거래 기반 판매사업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SC제일은행도 같은 구조로 전자상거래업체 티몬에서 물품을 파는 사업자를 위한 대출상품을 지난 6일 출시했다. 이율은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연 5.8%를 적용한다. 대출한도는 판매자의 실적과 매출정보 등에 따라 산정된다. 우리은행도 11번가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비슷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연내 상품 출시를 위해 신용평가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 시장은 본래 저축은행이나 P2P업체들만 관심을 가졌다. 대출이율은 경우마다 다르지만 연 15% 수준이었다. 전자상거래 기반 판매사업자의 경우 급여생활자가 아니라는 점, 담보물건이 생소하다는 점 때문에 시중은행이 뛰어들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고 매출채권에 대한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시중은행도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보다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을 늘리라고 주문하면서 시중은행이 상품 출시를 앞당긴 측면도 있다. 한 전자상거래 판매업자는 "처음 판매를 시작할 때만 해도 P2P업체와 지인을 통해 자금을 융통했고, 이 일을 시작한 지 3년만에야 종합소득세를 근간으로 시중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이런 상품이 진작 나왔다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편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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