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봐도 안믿기네"...세계 1위 델타항공의 '평행 현실'

입력 2020.01.10 06:00

"서울 방문을 환영합니다. HyunJung 님. 수하물 수취대는 9번입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열리고 있는 ‘CES 2020’의 델타항공 부스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 항공업계 1위인 델타항공이 업계 최초로 CES에 참가한 데다 항공 서비스의 미래를 실감나게 구현했기 때문이다.

델타항공 부스에서 받은 ‘평행 현실’ 서비스 탑승권/류현정 기자
기자도 체험에 나섰다. 먼저 델타항공의 ‘평행 현실(Parallel Reality)’ 서비스를 이용했다. 한번에 체험 가능한 인원은 4명이었다.

기자가 스캐너에 탑승권을 인식시키고 원하는 언어(한국어)를 선택하자 전광판에 ’서울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한국어 인삿말과 기자의 이름이 보였다. 하지만, 다른 승객의 눈에는 ‘Bienvenue à Paris(파리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프랑스어 인삿말과 그 승객의 이름으로 보였다. 4명의 목적지는 모두 달랐다. 4명이 동시에 안내판을 바라봐도 각자 다른 정보가 눈에 보인 것이다. 기자도, 다른 관람객도 여러 차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델타항공의 평행 현실 서비스.서울행 티켓을 가상으로 구매한 기자의 눈에는 서울 비행에 관련된 정보만 보였다. /류현정 기자
‘평행 현실’은 같은 화면을 봐도 다르게 보이는 ‘멀티뷰 픽셀(multi-view pixels)’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다. 단일 안내판으로 다수의 고객에게 맞춤형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공항 안내판은 불편하다. 승객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수십 줄의 비행 정보에서 자신이 탑승할 비행기 정보를 찾느라 애를 먹는다. 델타항공 관계자는 "그러한 불편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 평행 현실 서비스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안내판이지만, 서울행 탑승객에게는 서울에 관한 정보가, 피리행 탑승객에는 파리에 관한 정보가 보인다./류현정 기자
델타항공은 미국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공항에서 ‘평행 현실’의 첫 시범 서비스에 나선다. 약 100명의 델타 고객들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 후 대형 디지털 전광판에서 각자의 서로 다른 여행 정보를 동시에 확인하게 된다.

길 웨스트 델타항공 최고운영책임자는 "평행 현실 기술은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혁신적이다"면서 "앞으로 델타 고객들은 현지 언어를 구사하지 못해도 혼잡한 공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델타항공 부스에서는 힘을 증강시키는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도 등장했다. 델타항공 직원이 전신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후 50kg가 넘는 비행 바퀴를 가뿐하게 들어올렸다. 온몸에 걸쳐 착용하는 이 전신형 로봇은 200파운드(90kg)의 짐까지는 쉽게 들어올릴 수 있다.

항공사 직원들은 무거운 화물과의 전쟁을 매일 치러야 한다. 비행기 바퀴를 갈아주는 정비 작업도 힘에 부치는 노동이다. 부스 설명을 맡은 델타항공 관계자는 "이는 곧 직원의 안전과도 직결된다"면서 "델타항공이 웨어러블 로봇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델타항공의 이같은 서비스 혁신 뒤에는 첨단 기술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제휴가 있었다. 델타항공은 평행 현실에 필요한 ‘멀티뷰 픽셀(multi-view pixels)’ 기술을 보유한 미스어플라이드사이언스에 투자하고 추가 기술도 공동 개발 중이다. 또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사코스로보틱스와도 손잡고 외골격 로봇을 이용한 수하물 처리 및 정비 작업도 테스트하고 있다.

에드 바스티안(Ed Bastian)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CES 행사의 기조 무대에도 오르는 등 부스와 기조연설을 통해 델타항공의 혁신 행보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항공사 CEO가 CES 기조연설을 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비행이 길고 지루한 시간이 아니라 즐거운 경험이 돼야 한다"면서 평행현실과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도입 외에도 승차공유 서비스 ‘리프트’와의 컨시어지 서비스, 수년 내 기내에 무료 와이파이 제공, 기내 엔터테인먼트 획기적인 향상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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