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IT 공룡' 구글에 뒤늦게 반기 든 소노스

조선비즈
  • 박현익 기자
    입력 2020.01.09 16:36

    무선 오디오 1위였던 소노스, 아마존·구글에 밀려
    구글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 제기… "아마존도 침해"
    NYT "당국 대기업 감시 강화에 ‘을’기업들 목소리 내기 시작"

    무선 스피커 업체 소노스 제품./소노스 홈페이지
    "이제 누구든 고객에게 접근하고, 사업 기반을 다지려면 구글이나 아마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들 기업은 이 점을 이용, 자기들보다 영세한 사업자들을 착취하고 기술과 고객들을 뺏어간다. 이번 사건은 거대 기술 기업에 대한 쌓여가는 불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무선 스피커 업체 소노스(Sonos)가 구글을 상대로 낸 소송을 두고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소노스는 구글이 자신들의 기술을 훔쳐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로스앤젤레스(LA) 지방법원에 구글 스피커, 스마트폰, 노트북의 판매를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소노스는 국내에서는 생소할 수도 있지만 2010년대 중반만 해도 무선 오디오 시장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업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던 곳입니다.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기도 전인 2003년, 실시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중화를 예견해 무선 오디오를 처음 내놨습니다. 오디오 본체 하나에다 집안 곳곳에 여러 대의 스피커를 설치하는 ‘멀티룸’ 기술을 개발한 것도 소노스입니다. 더욱이 구글과는 협력관계였습니다. 그런 소노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소노스는 구글이 빠르면 2013년 쯤 자신들의 무선 멀티룸 기술에 대한 지식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어 2015년 구글이 첫 무선 오디오 제품인 ‘크롬캐스트 오디오’를 출시하며 소노스의 특허를 침해하기 시작했고, 이후 연달아 새 모델들을 내놓으며 지속적으로 기술을 도용했다고 말합니다. 패트릭 스펜스 소노스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은 뻔뻔하면서도 고의적으로 우리 특허 기술을 베껴 자신들의 오디오 제품을 개발했다"고 했습니다.

    구글이 출시한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 홈(오른쪽 끝)과 구글 홈 미니(왼쪽)./조선DB
    이번 소송의 대상이 된 특허 침해 기술은 멀티룸 포함 모두 5건입니다. 소노스는 그러나 구글이 약 100건의 특허 침해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당장 소송에서 입증할 수 있는 5건에 대해서만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소노스는 또 아마존도 자신들의 기술을 탑재해 오디오 기기를 내놨고 마찬가지로 100여 건의 기술 도용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구글과 아마존이라는 두 거대 기업과 한 번에 싸울 수 없어 이번에 구글만 고소하기로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소노스는 오디오 시장에서 현재 아마존과 구글에 밀려 선두주자 자리를 빼앗긴 상황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6~9월) 아마존과 구글은 각각 약 1500만개, 약 600만개의 스마트 스피커를 생산한 반면 소노스는 지난해 9월까지 1년 기준으로 620만대의 스피커를 내놨다고 합니다. 소노스가 1년 내내 판매한 제품량보다 아마존, 구글이 3~4개월 동안 판 양이 더 많은 것입니다.

    NYT는 그동안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소노스같은 회사들이 불만을 속으로만 삭히다가 최근 들어 규제 당국의 대기업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며 점차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작년부터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DOJ)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을 대상으로 반독점 위반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3월 유럽연합(EU)에 애플이 앱스토어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반독점 위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블루메일’ 개발사 블릭스도 지난해 말 애플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냈습니다. 익명화된 이메일 주소를 제공하는 기술을 애플이 베꼈다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업체 엘라스틱도 아마존이 자신들의 상표를 침해해 매출이 급감하는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해 9월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구글은 소노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소를 제기한 데 대해 "수년 간 (특허 침해) 관련 문제를 두고 소노스와 많은 논의를 했었다"며 "그러나 선의의 협상을 계속하는 대신 법적 공방으로까지 가게 된 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습니다. 아마존도 특허 침해를 했다고 지적받은 데 대해 "결코 소노스 기술을 침해한 바 없으며 (스마트 스피커) ‘에코’ 시리즈나 멀티룸 기술은 아마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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