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폐해 심각”… 美 대선 앞두고 잇따라 '수술칼' 빼든 소셜미디어

조선비즈
  • 박현익 기자
    입력 2020.01.08 11:00

    AI 발달로 점점 감쪽 같아지는 조작 영상 확산
    페이스북, 딥페이크 차단… "여전히 미흡" 평가도
    유튜브⋅트위터⋅스포티파이 정치광고 제한하지만
    저커버그 "표현의 자유" 주장하며 無개입 원칙

    올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글로벌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잇따라 가짜뉴스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허위정보가 사실인 것처럼 꾸며지고 혐오가 확산되는 등 부작용과 폐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
    7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딥페이크(deepfake)’로 불리는 조작 동영상의 게시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딥페이크는 정교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날조된 이미지나 동영상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동영상에 대통령 후보의 얼굴을 합성, 실제 하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한 것처럼 꾸미는 것이다. 기존에도 이같은 조작 콘텐츠는 생산됐지만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점점 더 감쪽 같아지고 진위를 가리기 어려워지고 있다.

    모니카 비커트 페이스북 글로벌 규정 관리 부사장은 "조작 영상의 사용이 점차 늘면서 우리 사회가 중대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이 하지 않은 말을 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경우와 콘텐츠끼리 합성·교체해 사람들을 오해하게 만드는 경우를 차단 또는 삭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풍자나 패러디를 위해 꾸며진 동영상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예컨대 페이스북은 지난해 논란이 됐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술에 취한 것처럼 편집된 영상에 대해 새 금지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삭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의 이러한 변화를 두고 가짜뉴스 대응으로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선거 캠프에서는 "페이스북이 딥페이크를 다루는 방식이 개선됐다는 환상만 심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31일(현지시각)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토론회에 미 대선을 놓고 경쟁하는 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참석했다./로이터 연합뉴스
    구글이나 트위터가 최근 특정 집단을 타깃으로 한 정치광고를 제한한 것과 달리 페이스북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별도로 막는 조치를 하고 있지 않고 있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정치인이나 뉴스를 검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트위터는 지난해 10월 모든 정치광고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잭 도시 트위터 CEO는 "정치적 메시지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전파되어야지, 돈으로 매수되어서는 안 된다"며 "인터넷 광고는 상업 광고주들에게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이지만, 정치에서는 그 힘이 수백만명의 삶에 영향을 주는 투표에 파급을 미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했다.

    이어 구글도 11월 정치광고의 타게팅 범위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이용자의 나이와 성별, 우편번호 정도만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특정 정당을 검색했거나 특정 제품광고를 본 사람들에게 정치 광고를 노출하는 ‘마이크로 타게팅(micro targeting)’을 막은 것이다. 새 정책은 구글 검색과 유튜브, 웹사이트 광고 등에 적용된다.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도 지난해 12월 2020년부터 정치광고 게재를 중단하기로 결정, 스포티파이의 오리지널·독점 팟캐스트에 정치광고가 오르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당장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있는 국내도 최근 유튜브가 미 대선과 마찬가지로 정치 광고의 타게팅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애초부터 유튜브 상에서의 정치 광고를 금지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정당과 정치인들은 선거운동기간 중에는 인터넷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광고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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