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 마수걸이 수주를 하려는 건설사들의 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 짓지 못한 사업지들이 줄줄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고 있다.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9일 재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갈현1구역은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곳이다. 아파트 32개 동 4116가구, 근린생활시설 등을 지으며 공사비만 9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을 박탈한 조합은 지난달 13일 재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과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석했다.
11일에는 서울 신사1구역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연다. 두산건설과 금호산업이 맞대결을 펼친다.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시 은평구 신사동 170-12번지 일대에는 지하 2층∼지상 17층 아파트 424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근린 생활시설 등이 신축될 전망이다.
용산구 한남하이츠 재건축사업도 18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용산구 한남하이츠 재건축 조합이 마감한 공동사업시행자 입찰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맞붙었다. 한남하이츠 재건축은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220-1번지 일대 4만8837.5㎡의 부지에 지하 6층~지상 20층 아파트 10개 동(790가구)을 신축하는 사업으로 약 3419억원 규모다.
올해 정비사업 최대어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도 상반기 중 시공사 선정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이곳은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의 수주경쟁이 과도하게 진행되자 지난해 말 정부와 서울시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위반했다며 재입찰을 권고한 곳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한남동 111만205㎡에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 동, 5816가구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7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정비사업 물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건설업계의 수주전은 한층 치열해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12·16 부동산 대책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됐지만,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은 조합들은 서둘러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면서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한남3구역에서 무리한 수주전을 펼쳤다가 제재를 받는 것을 본 터라 과도한 제안은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