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판 ‘왕좌의 게임’ 나올까… HBO 전 CEO, 애플에 독점 콘텐츠 공급

조선비즈
  • 박원익 기자
    입력 2020.01.04 06:00

    ‘왕좌의 게임’ 등 HBO 전성기 이끈 플레플러… "경영진보다 프로듀서 되고 싶어"
    창업기업, 애플에 5년간 TV 시리즈·영화·다큐 등 독점공급…애플 주가 300달러 돌파

    지난해 11월 유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애플 TV 플러스(Apple TV Plus)’를 출시한 애플이 연초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최대 케이블 방송사 HBO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리처드 플레플러(Richard Plepler) 이 세운 에덴 프로덕션으로부터 콘텐츠를 독점 공급받아 애플판 명품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리처드 플레프러는 누구?… HBO 전성기 이끈 주역 "경영진보다 프로듀서 되고 싶어"

    3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HBO의 전 CEO 리처드 플레플러가 설립한 이든 프로덕션(Eden Productions)과 5년간 콘텐츠를 독점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 애플 TV 플러스 전용 오리지널 TV 시리즈, 다큐멘터리, 장편 영화 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애플은 당초 플레플러를 임원으로 영입할 것이라는 설이 돌았지만 그가 세운 회사와 계약을 맺는 식으로 협업 방향을 잡았다.

    HBO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홈페이지 메인 화면. /왕좌의 게임 홈페이지
    HBO에서 27년 근무한 플레플러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방영해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제작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다. 2007년부터 HBO 사장(president), 2013년부터 CEO를 맡았고, 2018년 미국 최대 통신사 AT&T가 HBO의 모회사인 타임워너 인수를 마무리하자 이듬해인 2019년 2월 HBO를 떠났다.

    그가 재직할 때 HBO에선 왕좌의 게임뿐 아니라 트루 블러드(True Blood), 뉴스룸(The Newsroom) 등 인기 TV 시리즈가 줄줄이 제작·방영됐다. 이 기간에 HBO가 차지한 에미상(Emmy Awards)은 160개가 넘는다.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경영진이 아니라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경영, 전략, 행정 업무보다는 자기 본연의 일인 콘텐츠 제작이 하고 싶어 애플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등 다른 OTT와 비교할 때 애플 TV 플러스는 초기 단계 서비스여서 기여할 부분이 많다는 점도 그가 애플과 손잡은 이유 중 하나다.

    ◇애플 주가 300달러 돌파 ‘역대 최고’...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 2500만 돌파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나스닥에서 애플 주가는 사상 처음 300달러를 돌파했다. 플레플러와의 협업으로 애플 TV 플러스가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현지 시각) 주당 300.35달러로 거래를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애플 TV 플러스 홈페이지 메인 화면. /애플 TV 플러스
    애플은 최근 아이폰 등 하드웨어 부문 성장 둔화를 애플 뮤직, 애플 TV 플러스 등 서비스 부문 매출 증가로 넘어서고 있다. 서비스 부문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지난 3분기(애플 회계연도 4분기, 7~9월) 서비스 부문 매출이 125억달러(약 14조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실제로 성과도 내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콘텐츠 제작에 15억달러(약 1조7500억원)를 투자했으며 서비스 가격도 공격적으로 책정했다. 월 4.99달러(5800원)로 넷플릭스 절반 수준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새 제품을 구입하면 1년간 애플 TV 플러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100여개국이 서비스 대상 지역이지만 한국은 지난 11월 1차 서비스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계정으로 일부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지만, 정식 서비스 전이어서 대부분의 콘텐츠엔 한글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다.

    점점 치열해지는 글로벌 OTT 시장 경쟁은 부담 요인이다. ‘콘텐츠 왕국’ 디즈니가 서비스하는 디즈니 플러스의 경우 가입자가 서비스 출시 7주 만에 2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 1위 넷플릭스 역시 꾸준히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며 구독자 지키기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OTT를 통해 유통하는 콘텐츠 양도 중요하지만, 신규 구독자를 끌어들이고 머물게 만들려면 ‘킬러 콘텐츠’가 필수적이다. 플레플러와 손잡은 애플이 앞으로 어떤 킬러 콘텐츠를 선보이느냐에 따라 애플 TV 플러스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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