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모친 집 찾아가 물건 깨며 말다툼 소동"…한진家 경영권 분쟁 '과열'

조선비즈
  • 진상훈 기자
    입력 2019.12.28 10:54 | 수정 2019.12.29 07:42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 회장이 ‘남매간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조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전 정석기업 고문을 찾아가 격한 언쟁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성탄절인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이명희 전 고문 자택을 찾아 이 전 고문과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반대 측은 "조 회장이 어머니 등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쏘시개를 휘두르며 물건을 부수고 어머니 이 고문에게 상처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 반대 측 일부에서는 어머니 이 고문 측에서 조 회장을 형사 고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5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이명희 전 정석기업 고문의 말다툼 소란 과정에서 파손된 이 전 고문의 평창동 자택 창문/익명 제보자
    앞서 지난 23일 조현아 전 부사장은 동생 조 회장에 대해 "가족 공동경영의 선대 유훈을 어기고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 회장은 누나의 ‘선제공격’을 어머니가 사실상 묵인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접한 후 이 전 고문에게 사실 여부를 따져물었고 이 전 고문은 "가족들이 잘 협력해 회사를 이끌라"는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만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이 격해지면서 심한 말다툼으로 이어졌고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거실에 놓인 유리병 등이 파손돼 이 전 고문이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막내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희 전 고문으로 보이는 인물이 팔에 난 상처를 들어보이고 있다./익명 제보자
    이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 전 고문 자택에서 말다툼 소동이 있었던 것은 맞다"며 "구체적인 언쟁 과정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을 비난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이후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남매간 분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조 회장이 모친을 찾아가 격한 언쟁을 벌이면서 남매간 분쟁은 가족간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조양호 회장은 후계자를 명확히 지명하지 않았고 조원태 회장은 선친의 장례 절차가 끝난 지 불과 8일만인 4월 24일에 한진그룹 회장에 전격 취임했다. 당시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취임한데 대해 "장례 기간 유족들이 조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경영을 지속하겠다고 이미 합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삼남매가 경영권 승계에 대해 이견이 많았다며, 조 회장 측이 누나와 여동생을 제치고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먼저 치고 나간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이후 8개월간 한진그룹에서 이렇다 할 직책을 맡지 못한 채 경영에서 철저하게 배제돼 왔던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마침내 조원태 회장을 비난하는 입장문을 낸 것이다.

    왼쪽부터 조원태 회장, 조현아 전 부사장, 이명희 전 고문/조선일보DB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6.52%, 조현아 전 부사장이 6.49%, 조현민 전무가 6.47%, 이명희 전 고문이 5.31%를 각각 보유 중이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 차이가 0.03%에 불과하기 때문에 조 전무와 이 전 고문이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역할을 하게된 상태다.

    재계 일부 관계자들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에게 ‘반기’를 들기 전에 이 전 고문과 교감을 나눴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올해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 등으로 이 전 고문과 함께 재판을 받으면서 삼남매 가운데서도 유독 어머니와 사이가 두터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 23일 종료된다. 만약 3월 주총에서 이 전 고문이 조 전 부사장의 편에 서고 조 회장이 우호지분을 확보하는데 실패해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될 경우 그는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잃게 된다.

    ◇ 경찰 수사 진행되면 조원태 회장 경영권 방어 ‘빨간 불’

    조원태 회장이 이 전 고문의 자택에서 소란을 벌이고 기물을 파손한 행위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설 경우 그는 경영권 방어에서 더욱 불리한 상황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파손된 이명희 전 고문의 자택 유리창. 조원태 회장이 유리창을 깨는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불쏘시개가 떨어져 있다./익명 제보자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피해자인 이 전 고문의 고소 없이 바로 경찰의 인지수사가 가능한 존속상해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그는 "조원태 회장은 흉기로도 쓰일 수 있는 불쏘시개를 사용해 유리창과 기물을 파손했다"며 "특수폭행과 존속상해,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당사자 고발 없이 곧바로 경찰의 인지수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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