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 BIZ] "포털로 한국인 사로잡았듯 AI·로봇으로 세계인 홀릴 것"

조선일보
  • 최인준 기자
    입력 2019.12.26 03:13

    [네이버의 테크놀로지 진화]

    40분 동안 사람 목소리 들려주면 실제와 흡사하게 합성음 만들어
    로봇 친화형 빌딩 '제2 사옥' 건립
    로봇 스스로 건물 곳곳 누비고 서류·음식 전달도 가능해질 것

    네이버는 지난달 14일 40분가량 사람 목소리를 녹음하면 인공지능(AI)이 이를 학습해 이 사람의 실제 목소리에 가까운 합성음을 제작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NES'라는 이 AI는 사람이 400개의 문장을 읽으면 네이버의 음성 인식 AI 플랫폼 '클로바'가 이를 분석해 녹음한 사람과 똑같은 음성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그동안 음성 합성을 위해 최대 100시간 걸리던 녹음 시간을 크게 줄인 데다 기쁨·슬픔 등 감정 표현도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인공지능 전문가들 사이에선 "AI 음성 기술을 한 단계 높인 성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가 인터넷 포털·검색 분야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AI·로봇 기술에 집중 투자하며 '첨단 테크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신기술이 폭발적으로 쏟아지는 시기에 인터넷 포털과 검색 시장에 안주했다가는 금방 뒤처질 것"이라며 "포털로 한국인의 일상을 바꿔놓은 것처럼 앞으로는 차세대 AI·로봇 기술을 통해 세계인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의 의도까지 아는 AI

    네이버는 AI 개발 초기엔 포털과 검색을 중심에 놨다. 수많은 정보 중에서 가치 있는 정보만을 찾아내는 기술, 검색하는 사용자의 상황과 의도·맥락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기술을 누가 보유하느냐에 따라 검색 시장의 패권이 갈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쇼핑·음악·맛집 추천, 통·번역 서비스, 생활가전, 자동차 등 다양한 영역으로 AI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 AI의 빠른 분석 능력과 기존 사업들을 결합해 시너지(상승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서울대병원에 배치된 LG전자의 AI 홈로봇 '클로이'에는 네이버 AI 클로바가 탑재됐다. 지난 3월 일본 닛산의 전기차 '리프'에도 클로바가 들어갔다.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하듯 차 안에서 목소리로 주변 주유소·맛집 등을 검색할 수 있다.

    네이버의 AI 기술 정리 그래픽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AI 로봇이 실내를 다니며 입체 지도를 만드는 기술도 개발했다. 혼자서 서울의 코엑스를 돌아다니게 놔두면 3시간 만에 이곳저곳 발품을 팔아, 입체 정밀 지도를 뚝딱 만드는 것이다. 이 실내 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사진 한 장만 있으면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네이버의 도전 목표는 단순히 똑똑한 AI가 아니라, 아이를 돌보는 부모와 같은 인지능력을 갖춘 AI의 개발이다. 엄마가 아기가 울면 배가 고픈 건지, 기저귀가 젖은 건지, 졸린 건지 파악하는 것처럼 AI도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원하는 답을 내줄 수 있는 단계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개발 중인 전화 예약 서비스 'AI콜(Call)'는 정형화된 기존 ARS 안내와는 다르다. 상황에 따른 대응한다. 가령 전화로 "식당에 두 살짜리 아기를 데려간다"고 하면 AI가 "아기 의자를 준비해 드릴까요?"라고 묻는 식이다.

    ◇세계 첫 로봇 친화형 빌딩 세운다

    네이버의 AI 전략은 로봇 개발과 함께 움직인다. 2013년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사내 조직 '네이버랩스'를 설립하고 첨단 로봇 개발을 하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2017년 연구개발 자회사로 독립했다. 네이버는 인간의 환경과 상황을 이해해 실제 도움을 주는 '생활환경 지능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한다. 대표적인 로봇이 네이버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코리아텍)와 개발한 로봇팔 '앰비덱스'다. 앰비덱스는 7개의 관절이 움직여 인간의 팔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면서도 무게는 인간의 팔보다 가볍다. 고(高)하중 작업을 반복하는 산업용 로봇팔과 달리 사람과 접촉해도 안전하다. 인간과 같은 생활공간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팔을 개발하는 것이다. 최근엔 자율주행 지도 제작 로봇 'M1', 네 발 보행 로봇 '치타' 등도 실물 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했다.

    네이버는 향후 로봇과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어울려 지내는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21년 완공 예정인 제2 사옥은 로봇 기술을 적용한 세계 첫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건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로봇 '어라운드'가 건물 각 층을 혼자 돌아다니며 직원들에게 서류를 전달하거나 음식을 배달하는 식이다. 건물 내 매장이나 음식점도 로봇이 운영하는 무인 매장으로 운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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