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배 알체라 사장, “안면인식 기술, 이제 여권에서도 사용…'페이스 페이' 내년부터 확산"

조선비즈
  • 심민관 기자
    입력 2019.12.24 06:00

    안면인식 기술 벤처기업 알체라, ‘스노우’ 앱 핵심 기술
    외교부 여권 발급에도 내년부터 안면인식 기술 사용

    "내년부터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해 신용카드 결제를 하는 ‘페이스 페이(face pay)’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입니다."

    지난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우암빌딩에서 만난 김정배 알체라 대표(48)는 "지난 10월 외교부로부터 안면인식을 이용한 여권 발급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내년부터 여권발급 시 안면인식 기술이 본격 사용될 전망"이라며 "또 신용카드 없이 안면인식 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한 페이스페이(face pay) 시스템도 내년부터는 사용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정배 알체라 대표. /심민관 기자
    알체라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영상인식 기술을 연구해온 김정배 대표가 2016년 6월 창업한 인공지능 영상인식 기술 전문업체다.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노우’라는 증강현실(AR) 카메라 앱에 사용된 얼굴 인식 기술도 이 회사가 만든 것이다. 이밖에도 산불 등 화재 영상인식 시스템, 출입국 심사 안면인식 시스템, 얼굴로 결제가 가능한 페이스 페이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알체라는 창업 3년 만에 인공지능 기반의 영상인식 기술력을 인정받아 네이버, 스마일게이트 등으로부터 총 12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삼성전자, LG CNS,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유명 대기업들도 이 회사의 고객사로 들어왔다. 5명이었던 직원 수는 3년 만에 52명으로 크게 늘었고, 올해 매출(40억원)도 창업 첫해(7000만원) 보다 50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미국 4대 엑셀러레이터(창업지원투자회사)인 플러그앤플레이(Plug & Play)가 집중 육성하는 스타트업 배치 파이브(Batch 5)에 선정됐고, 국내에선 지난 7월 벤처기업협회가 선정한 최우수벤처가 됐다.

    회사를 창업한 김 대표는 2017년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을 통해 스마트폰에 안면인식 기능을 최초 도입했을 당시 해당 기술을 개발한 연구원이었다. 초음파 영상과 자기공명영상(MRI)을 하나의 이미지에서 함께 판독할 수 있도록 한 메디컬 퓨전 이미징(Medical Fusion Imaging) 기술도 김 대표가 삼성에서 이뤄낸 성과물이었다.

    김 대표는 "제가 연구하는 기술이 한 회사에서만 쓰이는 것 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쓰이게 하고 싶었다"면서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대기업 보다는 벤처가 적합하다 생각해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 갑자기 삼성전자를 왜 나왔나.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2003년에 과장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했습니다. 2016년까지 13년 정도를 영상인식 기술 쪽 연구를 했는데 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연구한 기술이 쓰이는 곳을 제가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하나의 회사에서가 아니라 보다 많은 곳에 제 기술이 사용되고 영향을 주기를 원했습니다.

    사표를 내고 알체라를 함께 창업한 김정배 대표(왼쪽)와 황영규 부대표(오른쪽). /알체라 제공
    2010년대 초반에도 삼성전자 후배 연구원인 황영규 부대표와 창업을 시도했지만 잘 안됐습니다. 이 친구는 2014년에 SK텔레콤 미래기술원으로 이직을 했는데, 다시 뭉치기로 결의하고 각자 사표를 낸 후 회사를 세웠습니다. 당시 창업 한달 만에 네이버로부터 투자금 15억원을 받았는데 디딤돌이 됐습니다. 이때 네이버 100% 자회사인 캠프모바일이 만든 스노우 AR 카메라 앱에 기술을 지원하게 됐는데 저희 회사가 따낸 첫 계약이었습니다."

    ― 스노우 AR 카메라 앱 개발은 어떻게 했나.

    "당시 김창욱 캠프모바일(현재 스노우주식회사) 대표가 찾아와서 3차원(D) 얼굴 분석 엔진이 필요하니 납품해 달라고 주문 했습니다. 2016년만 해도 해당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스냅챗과 페이스북 두 곳 뿐이었어요. 삼성전자에서 안면인식 기술 개발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었던 터라 기술 개발에 자신이 있어서 제안을 수락 했었습니다. 황 부대표와 저는 함께 연구에 매달렸고 3D 얼굴 분석 엔진을 3개월 만에 만들어 낼수 있었습니다.

    알체라가 개발한 AR 카메라 기술 시연 장면.
    이후, 스노우가 히트를 치면서 회사가 보유한 기술이 입소문을 탔고 이후 고객사도 21개까지 늘었습니다. 지금은 직원 수도 국내 정규직만 52명까지 늘었고, 작년 12월에는 베트남 현지에 법인을 세워 100명의 데이터 제작 인력을 베트남 현지에서 별도로 채용했습니다."

    ― 삼성전자 출신이라는게 사업하는데 도움이 됐나.

    "인맥 면에서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삼성 종합기술원 출신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등 정보기술(IT) 대기업 연구소에 많이 포진하고 계셨거든요. 연구소 인맥이 고객사 유치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 갤럭시S8에 사용된 안면인식 기능을 직접 개발했다 들었다.

    "네 맞습니다. 당시 기술 개발에 참여했었죠. 이재용 부회장 앞에서 직접 안면인식 기술 시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기술 개발을 하면서 모자를 쓰거나 안경을 썼을 때도 안면인식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실제 인물이 아닌 인물 사진으로도 안면인식이 뚫리는지 등에 대해서도 실험하고 그랬어요. 밤을 새며 연구한 덕분에 완성도를 높여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 사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인공지능과 영상인식 기술자를 채용하는게 쉽지가 않아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국내에 전문가가 많지 않은데다 우수자원을 벤처로 유인하는게 매우 어려워서죠. 지금 저희 회사엔 삼성 종합기술원 출신 엔지니어가 저를 포함 5명이 와 있습니다. 옛 동료들을 스카웃 하는 방식으로 엔지니어를 충원했고, 저희가 다시 인공지능 영상인식에 대해 경험이 없는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직원 수가 크게 늘어서 저 포함 33명이 현재 저희 회사 기술자들입니다.(하하)"

    ― 지금 집중하고 있는 분야가 있나.

    "저는 '편리함'과 '안전'이라는 키워드에 사업 방향을 맞추고 있습니다. 올해 신한카드와 손잡고 안면인식을 통해 신용카드 없이도 결제를 가능하게 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시범적으로 신한카드 사옥 내 일부 상점에서만 사용됐어요. 내년부터는 다양한 곳에서 사용될 겁니다. 또 기존에는 출입국 심사시에 멈춰서서 얼굴을 카메라에 인식하다 보니 시간이 소요되고 대기줄이 생겼는데, 저희가 개발한 출입국 안면인식 시스템이 내년부터 상용화 되면 보행 중에도 얼굴인식이 돼 보다 편리하고 빨라질 겁니다.

    알체라 기술을 활용한 화재 감시 장면(왼쪽)과 안면인식 결제시스템으로 편의점에서 결제하는 장면(오른쪽). /알체라 제공
    안전과 관련해서는 산이나 시설물에 화재가 발생하면 인근 카메라가 인식해 소방서에 신고하는 기술을 개발해 한국전력에 납품을 시작했습니다. 치안용인데 폐쇄회로(CC)TV에 찍힌 사람들 얼굴과 범인 얼굴을 대조해 추적하는 기술도 개발이 됐습니다."

    ― 향후 계획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 기술을 통한 긍정적 영향을 모두와 공유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저희 회사 기술이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기를 원합니다. 이를 위해 사업 영역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겁니다. 그런 일환으로 내년 8월 쯤에는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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