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욱의 술기행] ⑮ “누룩 냄새 안나는 '한국형 사케' 새로 만들었어요"

조선비즈
  • 박순욱 선임기자
    입력 2019.12.20 11:17 | 수정 2019.12.20 20:29

    송도향주조 강학모 대표
    ‘삼양춘 약주’는 작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약주부문 최고상 받아
    최근 개량누룩인 입국으로 발효시킨 신제품 ‘삼양춘 청주’ 만들어
    "기존 약주보다 담백하고 누룩취 없어 젊은층에서 선호할 것으로 기대"
    새해엔 ‘인천 삼해주 복원 사업’을 인천시에 정식 제안할 예정

    "세번 담그는 삼양주는 술을 담글 때마다 멥쌀과 찹쌀을 번갈아 쓸 수도 있고, 물 배합비율, 누룩까지 다르게 할 수 있어 술의 향과 맛을 다양화할 수 있는 최고의 술 양조법입니다. 최근 개발한 삼양춘 청주는 기존 삼양춘 약주와 비교해, 전통누룩을 4분의 1 정도밖에 넣지 않아 누룩 향이 거의 없어 젊은층에서 좋아할 술입니다."

    2018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약주부문 최고상인 ‘베스트 오브 2018(우리술 약주 부문)’을 받은 ‘삼양춘’을 만드는 송도향주조 강학모 대표가 신제품 ‘삼양춘 청주’를 만들었다. 인천의 소규모 지역특산주 양조장인 송도향주조는 ‘삼양춘 탁주’와 ‘삼양춘 약주’가 대표 상품이다. 이번에 새로 개발한 ‘삼양춘 청주’는 기존 ‘삼양춘 약주’와 누룩을 차별화한 제품. 누룩 향이 훨씬 적어 ‘한국형 사케'라 불릴 만한 술이다. 기존 ‘삼양춘 약주’보다 더 깔끔함이 돋보인다. 국내 최대규모 전통주점인 백곰막걸리의 이승훈 대표는 "신제품 삼양춘 청주는 누룩향이 거의 없어 맛과 향이 사케에 가깝기 때문에 전통주점뿐 아니라 일본식 이자카야에서도 잘 팔릴 상품"이라고 말했다.

    ‘삼양춘’은 ‘세번 빚은 술(삼양주)’란 의미와 ‘겨울에 빚어 봄에 마시는 술(춘)’이란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삼양춘 이름은 강학모 대표가 지었지만, 세번 빚어 만든 삼양주 술 자체는 오래 전부터 있던 전통술이다. 조선시대 서울, 경기, 인천지역에 살던 사대부 양반들이 즐기던 술이었다. 서울 북촌에도 김택상 명인의 삼해소주가 서울을 대표하는 전통술로 유명하다.

    인천의 소규모 지역특산주 양조장인 송도향주조의 강학모 대표는 “내년에 인천시 지원으로 인천 삼해주 복원 사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송도향주조 제공
    금융공기업에 20여년 다니던 강 대표는 2008년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술 빚기’로 ‘이모작 인생’을 시작했다. 강 대표가 삼양춘을 만든 것은 이전 삼양춘 공방이 있던 인천 문학산 자락의 전설과 연관돼 있다. 조선 땅과 중국을 잇는 서해가 보이는 문학산에는 조선시대 중국으로 떠나는 사신이 고향을 향해 애뜻한 심정으로 세번 가족의 이름을 부르고 배에 올랐다고 해서 삼호현이라는 고개가 있다.

    그런데 삼호현이 다른 말로 삼해주현이라고도 불리었다고 한다. 삼해주현이라고 불린 이유가 재미있다. 문학산성 밑 큰 돌 위에 삼해주(삼양주와 같은 뜻)가 놓여 있었는데 한 모금만으로도 나그네들의 갈증을 해소하고도 남았으나, 지나가던 한 중이 두 잔을 마시는 바람에 삼해주가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강 대표는 "이 이야기의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아마 문학산 자락에 세번 빚는 술, 삼해주 양조장이 오래 전에 있지 않았나 추정된다"고 말했다.

    삼해주(삼양주)는 매년 정월 첫 돼지날에 첫번재 담금을 시작해, 12일 간격으로 돌아오는 돼지날에 두번째 담금과 세번째 담금을 하는 삼양주의 일종. 강 대표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아스파탐 같은 인공첨가물 없이 물, 전통누룩, 강화섬쌀 100% 이렇게 3가지 재료만 가지고 ‘세번 빚어 옹기에서 100일 저온 숙성' 과정을 완성되는 술이 삼양춘"이라고 말했다. 삼양춘 탁주는 장기숙성으로 탄산이 없어 유리병에 담는다.

    삼양춘 약주와 탁주의 맛은 어떨까? 삼양춘 약주는 알콜도수 15도에서 오는 묵직함으로 두 세잔부터 취기가 온몸에 후끈 달아 오른다. 과실향이 풍부하게 우러나오기 때문에 이 향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와인잔에 담아 흔들어서 향기를 깊이 들어 마신 뒤 입 안으로 넘길 것을 추천한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송도향주조 제품들. 사진 왼쪽부터 삼양춘 소주, 약주, 탁주, 청주. 소주와 청주는 신제품으로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박순욱 기자
    삼양춘 탁주는 시중 알코올 도수 6도 막걸리의 두 배 높은 12.5도로서 첫맛은 향기로움으로 시작해 끝맛은 드라이한 느낌으로 마무리한다. 색깔은 일반 막걸리보다 약간 어둡다.

    강 대표는 3년전부터 인천 송도에 ‘삼양춘'이란 이름의 주점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의 피드백을 제품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게 주점을 하는 이유다. 이번에 강 대표 인터뷰는 삼양춘에서 이뤄졌다. 백곰막걸리 이승훈 대표가 자리를 함께 해, 삼양춘 술을 같이 맛봤다.

    전통술 중 세번 빚는 삼양주는 드물지 않다. 삼양춘만의 특징은?

    "우선 삼양주를 하게 된 배경부터 얘기하겠다. 삼양주는 세번 빚는 술이다. 빚을 때마다 재료가 달라질 수 있는 게 삼양주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다양성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제품개발 면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다. 술맛을 다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밑술을 고두밥으로 할 수도 있고, 죽으로 할 수도 있고. 범벅으로도 할 수 있고. 쌀 종류도 멥쌀을 썼다가 도중에 찹쌀로 바꿀 수도 있고. 당화촉진제로 개량누룩인 입국, 혹은 누룩을 번갈아 쓸 수도 있다.

    삼양춘은 덧밥으로 범벅을 쓴다. 1, 2차 담금에서 쌀가루에 뜨거운 물을 넣어 살짝 익힌 범벅에 누룩을 넣어 발효를 한다. 이럴 경우 과학적으로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술맛을 보면 탁 쏘는 게 있다. 반면에, 죽으로 하면 부드럽고 맛이 단 경향이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고두밥을 쓰는 것이다. 범벅으로 하면 알코올 도수가 좀 올라간다. 남성적인 술이 된다. 맛이 드라이해진다고 하기보다는 좀 묵직한 술이 된다.

    범벅이 아닌 죽으로 하면 굉장히 부드러운 술이 된다. 술 맛이 달거나 달지 않은 것은 물 배합 비율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멥쌀, 혹은 찹쌀을 선택하면 술맛이 전체적으로 바디감이 가볍거나(멥쌀), 묵직하다(찹쌀). 이 모든 술 제조법을 융합적으로 할 수 있는 담금 방법이 삼양주다. 삼양춘은 1,2차 담금은 멥쌀, 3차 담금은 찹쌀을 쓴다.

    백곰막걸리의 이승훈 대표도 삼양주 효과에 대해 거들었다. "누룩취를 줄이는데도 삼양주 효과가 있다. 담금을 세번 나누어 하면 누룩 양을 적게 넣어도 발효가 잘 진행된다. 누룩도 세차례 나누어 넣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양주는 한번에 발효가 다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누룩을 한번에 많이 넣을 수밖에 없다. 사케도 기본적으로 삼양주다. 누룩향이 거의 없다. 삼양주는 안정적 발효 외에 누룩취를 줄이는 효과도 크다."

    인천은 농업연계성이 높지 않은데 인천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는 이유는?

    "내가 인천 토박이인데, 옛부터 인천의 전통주가 삼해주다. 물론 서울에도 삼해주가 있다. 하지만 삼해주의 역사성은 인천이 더 깊다. 삼해주는 서울, 경기, 인천지역의 대표적인 전통술이었다. 수도권의 전통술이 곧 삼해주다. 인천 문학산 밑에 보면 삼해주 이름을 딴 고개, ‘삼해주현’이 지금도 있다. 내가 인천 출신이고, 인천의 전통술을 찾다보니, 삼해주를 알게 돼 삼양춘을 빚게 됐다. 그게 2012년쯤이다. 삼해주가 인천의 전통술이란 역사성이 있어서 선택했다."

    삼양춘에 쓰이는 효모는 어떤 종류?

    "전통누룩과 한국식품연구원에서 개발한 효모, 둘 다 쓰고 있다. 개량 효모의 장점은 제품을 균일하게 만들 수 있다는데 있다. 술을 균질화하고, 술 빚는 사람의 개성을 고스란히 드러나게 하는 것이 곧 효모다. 그래서 지금 삼양춘은 맛과 향이 굉장히 안정돼 있다. 전통 누룩도 쓴다. 효소 역할을 하는 당화촉진제가 곧 누룩이다. 우선 누룩 속의 미생물이 전분을 먹고 당분을 토해내고 나서, 개량 효모가 이 당분을 먹고 알코올을 뱉어내는 것이다."

    삼양춘은 약간 드라이한 술인가?

    "술은 단맛이 강한 것부터 드라이한 술까지 다 만들 수 있다. 결국 술맛은 물을 얼마나 넣느냐가 결정한다. 물을 많이 쓰면 효모가 잔당을 많이 먹기 때문에 맛이 드라이해진다. 하지만 물을 많이 쓰면 술 자체가 산미가 강해질 우려가 있어 발효 과정에서 무한정 물을 많이 쓸 수는 없다.

    삼양춘은 ‘드라이'하다기보다는 ‘마일드 드라이’에 가깝다. 스위트와 드라이의 중간쯤. ‘술은 달지 않은 드라이한 술이 좋은 술이야' 누구나 다 이렇게 얘기하지만 정작 잘 나가는 술은 스위트한 술이다. 드라이한 술은 잘 안팔린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드라이한 술은 목넘김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 쓴 맛이 도드라질 우려도 있다.

    3년여간 주점을 운영해보니, 결국은 스위트한 술이 잘 팔리더라. 한참 단 술을 계속 먹다가 질리면 아주 가끔 드라이한 술을 찾는 정도. 돈을 벌 생각이면 대중성 있는 스위트한 술을 만들어야 한다. 삼양춘은 다소 스위트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처음 삼양춘 탁주를 마셔본 여성분은 대개 ‘좀 쓰다'고 얘기한다. 삼양춘 술은 단맛과 드라이한 술의 중간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마셔본 사람마다 반응은 차이가 있다."

    물과 쌀 배합비율은?

    "일반적인 인식이 멥쌀을 쓰면 드라이하고 찹쌀을 쓰면 달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술맛이 달거나 드라이한 것은 쌀 종류보다는 물 배합비율이 더 영향이 크다. 멥쌀은 술맛이 가볍고, 찹쌀로 만든 술은 다소 묵직하다. 바디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찹쌀로 빚은 술이 상대적으로 단 맛을 더 느끼게 된다. 하지만 당도는 찹쌀, 멥쌀에서 결정되는 게 아니다. 삼양춘 탁주는 물과 쌀을 절반씩 쓴다. 다만, 약주는 물이 조금 더 많다."

    1, 2차 담금 과정에서 고두밥을 짓지 않고 쌀가루로 범벅을 만들어 발효를 하는 이유는?

    "전통적인 술 빚는 방법이 고두밥을 사용한 경우다. 전남 함평의 탁주 ‘자희향’ 처럼 죽을 쒀서 술 빚기도 한다. 삼양춘은 범벅으로 한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차별화다. 고두밥이든 죽이든 이미 다른 양조장에서 많이 쓰는 방법은 피하겠다는 것이다. 범벅술은 바디감이 있는 남성적인 술이 나오는게 장점. 마시면 끝에 확 올라오는게 있다. 탄산의 톡 쏘는 것과는 다르다. 산미(신맛)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반면에, 3차담금은 찹쌀로 고두밥을 해서 덧술을 하는데.

    "찹쌀로 술을 빚으면 맛이 묵직해진다. 1, 2차는 멥쌀가루로 범벅을 만들어 빚고, 3차 담금은 찹쌀로 고두밥을 지어 덧술을 한다. 전체적으로 남성 스타일의 술을 만들기 위해서다."

    인터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에 술상이 차려졌다. 삼양춘 탁주와 약주, 그리고 신제품인 삼양춘 청주, 삼양춘 소주(증류식 소주, 35도)까지 식탁에 올랐다. 돼지고기 보쌈을 얇게 자른 뒤 깻잎에 싸서 궁중소스를 뿌린 연저육을 비롯해 문어숙회 등 너댓 가지의 안주도 술을 부르기에 충분했다. 본격적인 취중 인터뷰가 시작됐다.

    강학모 대표가 운영하는 주점 삼양춘에서 차린 술상. 과메기, 문어숙회, 연저육 등의 안주가 삼양춘 술과 잘 어울렸다. /박순욱 기자
    삼양춘 탁주와 약주의 제조법에 차이가 있나?

    "레시피가 다르다. 물의 배합비율이 다르다. 재료는 같다. 약주는 탁주보다 물 비율이 조금 더 높다. 같은 배합비율로 술을 빚으면 탁주보다 약주가 더 달다. 그래서 술빚는 과정에서 물을 조금 더 넣는다. 약주는 만들 때부터 더 드라이하게 만들어야 나중에 단 정도가 탁주와 비슷해진다. 탁주에 비해 보관성이 좋은게 약주인데, 약주는 보관, 숙성기간이 길수록 다소 스위트해진다. 그래서 이런 점까지 감안해, 더더욱 드라이하게 만든다."

    술 시작은 강 대표 추천을 받아 ‘삼양춘 약주’부터 시작했다. 알코올 도수는 탁주보다 높지만, 맛이 부드럽고 약간 달기 때문. 탁주는 감미료를 넣지 않아서 그런지, 단맛이 도드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중의 ‘탄산 막걸리’에 입맛을 들인 소비자들은 많이 마시기에 쉽지 않은 술인듯 했다.
    신제품 ‘삼양춘 청주'는 약주보다 색깔도 약간 연했다. 청주와 약주를 섞어서 마셔보기도 했다. 강 대표는 "약주와 청주를 3대1의 비율로 블렌딩하니, 전혀 새로운 술이 만들어진듯 하다"며 "여름을 나기 위한 과하주처럼 약주에 증류주를 섞는다든지 다양한 술을 블렌딩해볼 작정'이라고 했다.

    주점 운영에서 배운 점은?

    "내가 만든 술을 마신 사람들의 반응을 곧바로 알 수 있다는 점이 주점 운영의 장점이다. 칭찬이든 불만이든 즉각적으로 반응이 온다. 그 중에 배운 첫번째는 일관성이다. 이전에 마셔본 삼양춘 맛과 지금 마신 삼양춘 술맛이 다르다는 불만이 더러 있었다. 고객은 일관성을 굉장히 중요시한다는 걸 배웠다. 그래서 술 맛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식품연구원의 효모를 추가했다.

    두번째는 고객 타깃층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내 술이 젊은층을 겨냥한 술인지, 남성고객울 염두에 둔 것인지, 여성, 20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술인지 타깃층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건 경영학에서도 얘기하는 기본원칙이다. 술 개발 때부터 고객을 세밀하게 정해야 한다. 주점 고객 반응을 보니까, 처음에는 40~50대 남성 고객을 중심으로 삼양춘 탁주가 주목을 끌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30~40대 여성을 중심으로 약주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약주는 선물용으로 많이 팔려, 올해부터는 약주 매출이 탁주를 역전했다.

    주점을 해보니, 대중성이 있는 술이 어떤 술인지 알게 됐다. 저도수에 탄산이 들어간 막걸리가 인기다. 삼양춘 탁주는 숙성을 오래한 술이라, 탄산이 없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편이다. 대중적이기보다는 매니아층을 위한 술이다. 남과 다른 술을 만들겠다는 욕심으로 탁주를 만들다 보니, 대중성보다는 특별한 날에 마시는 술이 됐다. 그럼, 내가 어떻게 대응을 할 것인가? 타협을 하든가, 새로운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 고민이 더 필요하다."


    송도향주조 강학모 대표(사진 왼쪽)와 이승훈 백곰막걸리 대표가 ‘삼양춘 약주'를 와인잔에 마시고 있다. /박순욱 기자
    외국의 인기 있는 술은 단 술이 아닌데?

    "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글로벌한 술들은 다 드라이한 술이다. 국내 막걸리 유통시장은 세계흐름과는 좀 다른 독특한 시장이다. 그래서 삼양춘은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그럼, 대중적인 술을 만들면 되지 않나?

    "탄산이 들어간 막걸리도 만들어놓았다. 하지만 대량생산은 현재로 어렵다. 생산과 유통에 문제가 있다. 제품개발만 하면 되는게 아니다.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제품개발은 다 끝났다. 개발한 제품을 런칭하려면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마케팅 능력도 필요하다. 그런데 막걸리는 유통기일이 20일이다. 탄산막걸리는 유통기한 중 효모활동이 끝나면 술 생명도 끝난다. 그래서 15일밖에 유통안된다. 탄산은 효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다. 효모가 죽으면 탄산도 안 생기기 때문에 더 이상은 팔 수가 없다. 20일 이내에 배송, 판매까지 다 끝나야 한다.

    그런데 우리 양조장은 시작할 때부터 탄산 막걸리를 염두에 두고 설비를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탄산 막걸리는 대량생산할 수가 없다. 탄산막걸리에 집중한 설비를 갖추어야 양산이 가능하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제품개발은 했지만 탄산 막걸리는 우리가 현재로선 생산할 수 없는 제품이다.

    그리고 제품 가격도 문제다.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대중적 가격에 맞추어야 하는데 우리 생산 오퍼레이션이 그 수준(대량생산)에 못 미친다. 기계화돼야 한다. 결국 돈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장기과제로 고민 중이다."

    송도향주조 양조장에서 숙성 중인 샴양춘 술들. 샴양춘은 세번 빚어 옹기에서 100일 저온숙성을 거쳐 세상에 나온다. /송도향주조 제공
    신제품 삼양춘 청주는 삼양춘 약주와 어떻게 다른가?

    "신제품 ‘삼양춘 청주’가 연초에 나오는데, 기존 ‘삼양춘 약주’는 누룩으로 빚었고, 청주는 누룩을 대폭 줄인 대신, 개량누룩인 입국으로 발효를 거쳤다. 알콜 도수는 같지만 맛은 다르다. 신제품은 ‘한국식 사케’라고 할 수 있다. 누룩향도 거의 없다. 삼양춘 청주에는 입국을 두 종류 쓴다. 백국과 황국. 일본 사케는 입국을 한 종류만 쓰는데 삼양춘 청주는 입국을 두 종류 쓴다. ‘무조건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는게 내 개발 모토다. 그래서 삼양춘 청주는 기존 한국의 약주와도 다르고, 일본 사케와도 다르다. 삼양춘 청주에는 전통누룩이 1% 미만, 약주의 4분의 1 정도다. 그래도 향미를 위해 누룩을 조금은 꼭 넣는다."

    이날 처음 ‘삼양춘 청주’를 맛본 백곰막걸리 이승훈 대표는 "기존 삼양춘 약주보다 좀 더 깔끔하다"고 평했다. 이 대표는 "삼양춘 청주 맛은 기존 약주와 사케의 중간에 가깝다"며 "누룩향도 거의 없어 일본식 주점인 이자카야에도 잘 팔릴 듯 하고, 생선회와도 잘 어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학모 대표는 "삼양춘 청주는 맛이 담백해 온갖 음식에 잘 어울린다"고 했다. 자신은 조연으로 비껴나면서 음식을 더 돋보이게 하는 술이라고 했다. 안주를 부르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도, 특정 안주를 고집하지 않는 술. 강 대표는 "이전에 술 만들 때는 ‘안주보다 술 먼저’였는데 그게 내 착각이었다"며 "주점을 해보니 술은 음식을 먹도록 옆에서 도와줄 뿐이고, 결국 중요한 것은 음식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강학모 대표는 증류주 신제품 ‘삼양춘 소주'도 만들었다. 35도. 증류를 막 끝낸 도수는 48, 50도 정도다. 여기에 물을 타서 35도로 맞추었다. 전통 증류방식인 상압증류방식을 썼는데, 특이한 점은 약주가 아닌 탁주로 증류를 했다. 강 대표는 "밑술의 향을 살릴 수 있는 증류방식이 상압방식인데, 탁주가 약주보다 향이 더 있어, 탁주를 원료로 증류주를 만들었다"며 "밑술을 다양하게 빚으면 증류주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송도향주조 양조장의 시음실. 양조장은 아파트형 공장에 위치해 있다. /송도향주조 제공
    내년 계획은?

    "내년부터는 수출을 본격화한다. 내년 4월 일본에서 열리는 ‘와인 앤드 고메' 술박람회에 삼양춘 제품을 갖고 참가한다. 내년 11월 중국 상하이 술박람회도 부스를 마련하는 등 해외에 우리 제품을 알리는 노력을 본격화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유럽도 갈 것이다.

    ‘인천 삼해주를 테마로 하는 관광개발사업’을 내년에 인천시에 정식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작년 11월 인천에서 열린 제 6차 OECD 세계포럼 공식 만찬주로도 선정된 이후 삼양춘은 인천시 관련 각종 행사에서 단골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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